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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문화문법을 주장한 것이 10년이 넘었다. 우리말을 가르치는 교사(한국어 교사)를 양성하다 보니 그냥 어휘만 가르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문법의 범주를 넓혀서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 어휘를 확장하는 방법을 제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제자 중 90% 이상이 외국인들이다.
어느 목사가 설교를 하다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라는 구절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을 보았다. 유대 지역에 무슨 떡이 있느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1880년 대 조선인들에게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라고 했다면 누가 그것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성경은 영국인 선교사 존 로스가 중국에서 한글로 번역해서 들여 온 것, 미국을 거쳐 일본에서 한문본으로 만들었다가 한글로 번역한 것(이수정본) 등 다양하다. 당시에는 가브리엘을 ‘갑발열’, 세례(침례)를 ‘밥팀녜’ 등으로 표기했다. 번역은 시대마다 다르게 하는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두시언해’가 있었고, 지금도 ‘두보의 시’를 새롭게 번역하는 것과 같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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