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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안면 인식을 통한 본인 인증 절차가 활성화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기존에 등록된 것과 다른 전자기기에서 금융 거래를 시도할 경우 안면 인증 절차를 필수로 진행하도록 인증 방식을 변경했다. 금융권은 이전에도 일부 절차에서 안면 인증을 시행했는데 최근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SKT 유심 대규모 해킹 사태로 고객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진 사회 분위기가 있다. 안면 인증은 주민등록증 등의 신분증상의 얼굴과 실제 안면을 대조해 개인을 신속하게 특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면 인식은 직원 근태 관리에 이용되기도 했다. 몇 해 전 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국·공립 어린이집 교직원의 출퇴근 확인을 안면 인식 방법으로만 하도록 강제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대체 수단 마련 권고’를 받기도 했었다.
당시 인권위는 안면 인식 정보는 다른 개인정보와 달리 변경할 수 없는 생체 정보에 해당되고 축적된 정보가 부당하게 활용되거나 유출될 경우 그 피해가 결코 작지 않다고 판단했었다.
안면 인증과 안면 인식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전자는 얼굴 이미지와 실제 얼굴이 동일한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얼굴을 비춰 잠금 해제를 하는 경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반면 후자는 그동안 축적해 온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해 신원을 알 수 없는 얼굴이 누구인지 특정해 내는 것이다. 수사 기관 등에서 용의자의 동선을 추적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이 같은 안면 인식을 가장 효율적이고 대규모로 활용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의 안면 인식 사용화 수준은 세계 최고이며 범죄자 식별이나 실종 가족 찾기 등에서 매우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얼굴이 바로 신분증인 사회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2019년부터 신규 휴대전화 등록자의 얼굴을 등록하는 의무 규정을 시행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 중국 전역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수집되는 정보가 이와 결합해 실시간으로 전 인민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거대한 감시 체제를 완성했다.
하지만 우리는 10억이 넘는 거대한 인구를 지닌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어떻게 그 많은 인민들의 안면을 식별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하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안면 정보는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매우 직관적인 민감 정보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특히 휴대전화 번호나 주민등록 번호, 이름·주소 등과는 달리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하며 다른 생체 정보와 달리 딥 페이크(Deep Fake)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딥 페이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기존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한 영상을 말한다.
안타깝지만 SKT 유심 대규모 해킹 사태와 같은 개인 정보 유출 사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생각해 보면 해킹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안면 인증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 오히려 금융기관 앱이나 스마트폰에 저장된 안면 정보가 유출될 경우 얼마나 피해가 막심할지 걱정이 앞선다.
덧붙여 이용자들은 안면 정보를 대조한 후의 데이터가 계속 남는 것인지 즉시 삭제되는 것인지도 전혀 알 수 없다. 안면 인증이 됐든 안면 인식이 됐든 개인 정보 중에서도 민감도 최고 등급인 ‘얼굴 정보’에 대한 보호 조치가 과연 존재하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그래서 안면 인증은 편리함과 불안감을 동시에 가져다 주는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다. 노파심에서 묻는다. 안면 정보가 해킹됐을 경우에 대한 대책은 있는가. 현실에서 실제로 안면 정보 해킹이 일어난다면 그 후폭풍은 SKT 유심 대규모 해킹 사태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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