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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를 만들어 보려고 탄핵심판 선고가 오래 걸렸다”고 발언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 대해 직권남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소수의견 작성을 명시한 헌법재판소법 조문을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 또한 제기됐다.
문 대행은 지난 2일 학창 시절 은사인 김장하 선생을 찾은 자리에서 “재판관끼리 이견이 있는 상태에서 국민을 설득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고, 사안 자체가 (만장일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발언했다.
또한 “만약 몇 대 몇으로 나오면, 소수 의견으로 다수 의견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소수 의견조차도 선고문에 담아내려고 조율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경남도민일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이러한 발언에 신봉기 경북대 법전원 교수는 “스스로 직권 남용 행위를 자백한 것”이라며 문 전 대행의 법률을 위반 행위에 대해 설명했다.
신 교수는 “헌법재판소는 흑백 논리에 의한 전원 일치를 요구하는 제도가 아니다”라며 “한정위헌·한정합헌·헌법불합치 등 다양한 결정 유형이 있으며, 다수 의견에 대해 다른 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조직”이라고 전했다.
신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1988년 제정된 헌재법 제36조 제3항(‘법률의 위헌심판, 권한쟁의심판 및 헌법소원심판에 관여한 재판관은 결정서에 의견을 표시하여야 한다’)은 소수의견을 쓰도록 하는 조문이며, 여기에는 탄핵심판과 정당해산심판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5년 개정법을 통해 ‘심판에 관여한 재판관은 결정서에 의견을 표시하여야 한다’는 조문이 추가됐으며, 신 교수는 “이는 앞선 두 심판을 포함한 헌재에서 할 수 있는 5개 위헌 헌법 재판 모두 소수의견을 표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1961년 제정된 법원조직법 제20조(‘대법원재판서에는 관여한 각 대법원판사의 의견을 표시하여야 한다’)와 2014년 개정법(‘합의에 관여한 모든 대법관의 의견을 표시해야 한다’)을 예로 들며 소수의견 제도의 의의에 대해 부연했다.
“소수의견 제도는 다수 의견에 동참할 수 없는 재판관이 별개 의견을 쓸 수 있게 하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한 신 교수는 “국민 통합을 이유로 다른 의견을 가진 재판관의 마음을 돌려 전원일치로 바꾼 것은 직권 남용이며 헌법재판 제도의 본질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일 의견이 좋다는 이유로 다른 재판관을 회유하는 것은 헌재법 제36조 제3항의 취지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이런 식이면 해당 조항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하며 국정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 전 대행은 2일 “요란한 소수가 조용한 다수를 지배하는 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요란한 소수를 설득하고 다수의 뜻을 세워나가는 지도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게 가능한 것이 민주주의고 탄핵도 그런 연장선상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방에서 큰 사건도 안 한 사람이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있었다). 제대로 했다. 저는 8대 0을 만들었다. ‘8대 0’을 만드는 데 조금은 기여를 했을 것 아닌가”며 “저는 ‘8대 0’을 해야된다 생각했고, ‘8대 0’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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