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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K컬처의 요람으로 세계에서 청년 순례자들이 모여드는 핫한 도시가 됐다. 하지만 그들을 사로잡은 눈부신 서울의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어쩐지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이랄까. 끝 모르고 내달릴 것 같던 압축성장의 드라이브가 어느덧 멈추어선 느낌이다.
다들 운명공동체라는 공존의 감각은 상실한 채 찰기 없이 각자도생하며 흩어져 살고 있다.
1930년대 동경의 긴자를 거닐던 이상이 되뇌던 것처럼, 문명을 만들어가는 도정에서 우리는 지향점 ‘별’을 잃어버리고 무작정 달려온 것은 아닐까?
신간 ‘정의와 도시’는 그 잃어버린 별이 ‘정의’라고 말한다. 상·하 두 권으로 나뉜 책에는 공존의 감각을 일깨우는 이야기 스무 편이 실려있다.
저자가 오랜 기간 숙고한 학문적 통찰을 바탕으로 풀어가되 딱딱한 글쓰기가 아닌, 간결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독자의 시선을 순식간에 빨아들인다.
건축학을 넘어 철학·정치학·경제학·역사학·사회학을 버무리는 다채로운 지식의 콜라주다. 시종일관 치밀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까마득히 잊고 있던 정의라는 가치가 도시의 근본적 토대로 부활한다.
야마모토 리켄의 추천사처럼 책은 ‘상실한 공존의 감각을 회복하고 모여 사는 연대의 이득과 기쁨을 누리고 갈망하는 이들을 위해’ 저술되었다.
책은 진보를 향한 질주 끝에 길 잃은 한국 사회를 위해 정의를 재정의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만들어 온 도시를 되돌아보고 우리가 삶에서 망각하고 지낸 것이 무엇인지, 타인과의 공존이 왜 중요한지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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