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º
습도 60%
대전 29º
습도 75%
)
“기업은 산업폐기물로 돈을 챙기지만 그 대가로 고통받는 건 늘 지역주민입니다.”
산업폐기물 처리의 고질적인 구조를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산업폐기물 현안 지역대책위, 공익법률센터 농본 등 시민단체는 3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폐기물 처리 제도 개선을 위한 폐기물관리법 및 폐촉법(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법) 개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송재봉(더불어민주당·청주 청원)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것으로 산업폐기물에도 ‘발생지 책임의 원칙’을 적용하고 주민감시권을 제도화하며 생활폐기물 수준의 주민지원 조항을 포함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기존 민간 주도의 처리시설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성이 확보된 주체가 처리시설을 설치·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산업폐기물 처리의 가장 큰 문제는 고수익을 추구하는 민간 중심 시장이라는 점이다. 강홍구 환경운동연합 팀장은 “폐기물 처리는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변질되었지만 이익만 쫓는 민간업체가 안전성과 공공성을 외면하고 있다”며 “30~40년 이상 시설 인근에서 살아가는 주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강 팀장은 “공공 처리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며 “공공 주체가 운영할 경우 최소한의 안전성, 책임성, 사후관리까지 제도적으로 담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재 산업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불법매립, 소각 사고, 관리 부실, 먹튀 등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인허가 구조에도 뿌리를 두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환경부가 처리시설의 인허가를 담당하지만 실제로는 지역주민의 참여와 의견 반영은 제한적이다. 불법 업체들은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진입하는 사례가 많고 주민들은 사후 피해만 감내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특히 인구 감소가 진행 중인 농촌지역에 의료폐기물, 지정폐기물 등 유해시설이 집중되며 갈등이 격화되는 추세다.
발표된 개정안은 △권역별 발생지 책임 원칙 적용 △공공성 있는 주체의 시설 운영 △주민감시권 법제화 △주변지역 주민 지원 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한다. 특히 공공 처리시설 확대를 통해 무분별한 민간 진입을 막고, 책임 있는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취지가 강조되고 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수도권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충청이나 경북 등의 시골 마을로 반입되는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대선 공약에서 ‘산업폐기물 공공관리체계 구축’을 약속한 바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개정안 발의가 대통령 공약의 실현이자 정의로운 환경 정책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환경부가 조속한 논의와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산업폐기물 처리 시스템의 공공성 강화는 단순한 환경 이슈를 넘어 국민의 건강권과 환경권, 지역 균형발전 문제와 직결된다. 시민사회는 이번 법안이 통과되어 돈은 기업이 벌고 피해는 국민이 떠안는 구조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1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