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부터 명품 가방까지… 온라인 가품 피해 소비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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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상담 1572건…가방·신발·화장품 순
가품 피해자 58.6%, 절차 복잡해 신고 포기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19 11:45:39

#. A씨는 2023년 12월 국내 온라인 플랫폼에서 에어팟 프로2를 구입했다. 사용 중 음질에 이상이 있어 애플 매장을 찾았다가 가품 판정을 받았다. B씨는 플랫폼에 환급을 요청했으나, 판매자와 연락이 두절된 데다 구매 후 3개월이 지나 결제 취소가 거부됐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최근 5년간 가품 30만 건이 판매되는 등 가품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간 1372소비자상담센터 및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접수된 국내외 주요 온라인 플랫폼의 가품 관련 상담 건수는 총 1572건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품목별로는 가방이 330건(21.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발 228건(14.5%) △화장품 196건(12.5%) △음향기기 171건(10.9%) △의류 147건(9.4%) 순이었다. 특히 가방은 해외 고가 브랜드 제품이 대부분이었으며, 신발은 명품이 아닌 일반 제품이 많았다.

소비자원은 지나치게 낮은 가격, 암시 표현 등 가품 의심 상품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소비자원은 국내외 주요 온라인 플랫폼 8개의 판매 상품 총 147개를 조사한 결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해외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 40개 중 72.5%(29개)가 공식사이트에서 판매하는 가격의 20%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네이버 밴드·인스타그램 등 SNS 판매 게시글의 절반 이상(51.8%)에는 ‘정품급’ 같은 가품 암시 표현이 사용됐으며, 상당수(66.7%)는 외부 채널을 통해 거래를 유도하거나 가입 승인이 필요한 비공개 채널을 운영해 접근성을 제한하고 있었다.

특해 8개 플랫폼 모두 가품 신고 방법은 마련돼 있었지만, 절반은 안내가 외래어로 표기되거나 명확성이 떨어져 소비자들이 신고 경로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소비자들의 대응도 소극적이었다. 가품인지 모르고 구입한 소비자 500명 중 약 절반(49%·245명)이 정품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구매했는데, 그 이유는 ‘온라인 플랫폼을 신뢰해서(36.7%·90명)였다.

사용 중 가품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환급을 요청하지 않은 소비자가 58.6%에 달했다. 절차가 복잡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60.4%)는 이유에서다. 또 가품을 알고 구입한 소비자 중 68.4%는 지식재산권 침해 등의 법적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관계 부처와 공유하고, 조사 대상 사업자에게 △쇼핑몰 내 가품 판매 차단 대책 마련 △SNS 플랫폼에서 가품 관련 단어 사용 제한 △가품 신고 방법 사전 안내 강화를 요청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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