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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이상으로 양상추 생산이 급감하자 프랜차이즈 업계가 판매 중단과 대체 채소 사용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양상추 1㎏ 도매가격은 5266원으로, 이달 1일(2400원) 대비 약 120% 급등했다. 지난 5월(1246원)과 비교하면 약 327% 뛰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평년 대비로는 233%나 높은 수준이다.
올해 양상추 가격 폭등의 배경에는 기후 이상이 자리 잡고 있다.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추석 전후로 전국적인 폭우가 이어지며 주요 산지 생육이 크게 떨어졌고, 가을 들어서는 기온이 평년보다 급격히 낮아지면서 재배 환경이 무너졌다. 강원 지역의 가뭄과 남부 지역의 조기 출하 종료 등도 공급난을 가중시켰다. 생육 적온이 15~20도로 좁고 습기에 취약한 양상추 특성상 잦은 강우는 생산량 감소로 직결된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양상추 수급 차질이 지속되자 일부 매장에서 햄버거에 양상추와 양배추를 혼용해 제공하고 있다. 본사 직영점은 대부분 혼용 체계를 도입했으며 가맹점 역시 공급 상황에 따라 혼용을 권고받고 있다.
써브웨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15일부터 전국 다수 매장에서 샐러드 판매를 일시 중단했으며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양상추도 정량 공급 체계를 도입해 사용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회사는 내달 중 판매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현재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중단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매장에는 “이상 기온 영향으로 양상추의 색상이 짙거나 식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안내문까지 부착된 상태다.
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쉐이크쉑, 노브랜드버거 등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는 당장 큰 차질은 없다고 밝혔지만 전반적인 공급 상황이 악화될 수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소비자들의 체감 불편은 나타나고 있다. 배달앱 후기에는 “샐러드 속 양상추 양이 크게 줄었다” “양배추가 섞여 있어 맛이 다르다” “햄버거 속이 비어 보인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양상추 수급난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2021년에는 늦장마·병해·한파가 겹치며 가격이 두 배 이상 폭등했고, 2022년에는 폭염·폭우·태풍이 이어지며 양배추 혼용 사용이 확산됐다. 지난해 10월에는 폭염 여파로 양상추와 토마토가 동시에 품귀되며 맥도날드가 일부 버거에서 토마토를 제외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양상추 대란이 매년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양상추는 장기 비축이 어렵고 저장성이 낮아 기후 변동에 가장 민감한 엽채류다. 기후 변화로 재배 적지가 줄고 병해충 발생 위험이 커지면서 농업 생산 전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대응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양상추는 신선도가 생명이라 장거리 수입에 한계가 있고, 11월 이후에는 사실상 국내산 물량에 의존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처도 마땅치 않아 공급난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가격 인상뿐 아니라 메뉴 운영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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