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의 투자 규모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과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가운데,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바탕으로 AI 인프라 투자를 한층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최대 2050억달러까지 늘리고 내년에도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IBK투자증권이 23일 발간한 실적분석 자료에 따르면 알파벳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19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08억 달러로 30.4%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34%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122억 달러로 297.9% 급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당기순이익 증가는 지분증권 포트폴리오의 미실현 이익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결과다.
반면 AI 투자 확대에 따라 현금 지출도 크게 늘었다. 2분기 설비투자는 449억 달러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영업현금흐름(OCF) 391억 달러를 웃돌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59억 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투자금의 약 60%는 서버, 나머지 40%는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장비 구축에 투입됐다. 이에 따라 알파벳은 올해 연간 설비투자 전망치를 기존 1800억~1900억 달러에서 1950억~205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AI 서비스 확대를 위한 클라우드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구글 클라우드 수주잔고는 5140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500억 달러 증가했다. 기업용 AI 솔루션 수요가 늘면서 수주가 확대됐으며, 회사는 향후 24개월 동안 수주잔고의 절반 이상을 매출로 인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2분기부터 고객 데이터센터에 TPU 시스템 공급도 시작했으며 관련 매출은 올해 말부터 증가해 내년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알파벳은 AI 모델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제미나이 3.0 프로(Gemini 3.5 Pro)를 테스트하고 있으며 차세대 제미나이4 개발을 위한 사전 학습도 시작했다. 매달 900만 명 이상의 개발자가 구글 AI 모델을 활용하고 있으며 모델 API는 분당 약 220억 개의 토큰을 처리해 전 분기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 5월 공개한 에이전트 기반 개발 플랫폼 ‘안티그래비티2.0(Antigravity 2.0)’의 주간 활성 이용자는 240만 명을 넘어섰다.
회사는 단기적으로 외부 컴퓨팅 용량 활용과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일부 압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인프라 확충을 통해 장기적으로 높은 투자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경영진은 실적 발표 후 질의응답에서 “수요가 여전히 공급 능력을 앞지르고 있어 설비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매력적인 수익률이 확보되는 한 투자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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