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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백병원, 인제대학교 등을 통해 의료복지 활동에 남다른 활동을 펼쳐온 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의 행보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백 전 이사장은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제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족 소유 기업을 통해 꾸준히 사익 행보를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백병원 ⓒ스카이데일리
최근 일반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백병원, 인제대학교 등을 보유한 ‘인제학원’의 공동설립자인 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이 이른바 ‘꼼수 행각’ 시선을 받으면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백 전 이사장이 가족 소유의 기업을 설립해 백병원으로부터 매 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일감을 받아 사익 행보를 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한 대기업 오너 일가 사금고에 대한 일감 퍼주기와 유사한 행태라는 게 병원계 및 재단 안팎 일부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백 전 이사장은 특히 지난해 초 한 차례 교육부로부터 제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랑곳 하지 않고 이 같은 행보를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여론 일각에서는 평소 ‘세상을 구한다’는 취지를 내세워 활발한 나눔 활동을 펼쳐 온 백 전 이사장의 과거 행보를 거론하며 “백 전 회장의 다른 면이 드러났다”는 원색적인 비난마저 나오고 있다.
백낙환 전 이사장, 본인 포함 가족 기업 동원해 사익·부당이득 ‘감사 적발’
▲ 백낙환 전 이사장은 지난해 재단소유 병원 및 학교의 재산을 사유 재산처럼 이용해 교육부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사진=뉴시스]
백 전 이사장은 본인과 가족들이 10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을 동원해 일산백병원 등의 병원 식당 운영권을 저가로 따내 사익을 불리기도 했다. 계약 방식은 ‘수의계약’이었다. 교육부는 이 계약으로 인해 백 전 이사장 가족 소유 기업이 약 178억원 가량의 부당 이득(저가 임대)을 챙겼다고 봤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백 전 이사장 가족 소유 기업은 공개경쟁입찰 대상인 의료 장비 2건에 대해 경제성 검토 없이 특수관계업체와 리스방식의 수의계약을 체결해 해당 병원에 약 9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혔다. 반대로 보면, 백 전 이사장 가족 소유 기업은 약 9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셈이다.
싼 값에 병원 식당 운영권을 획득하고, 경쟁 없이 의료 용품을 납품해 부당 이득을 챙겨 백 전 이사장 가족의 사익을 불려준 기업은 지난 1986년 설립된 ‘이즈엠’(구·인석)이다. 최초 의료용품 및 기구 등의 도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즈엠은 현재 사업분야를 넓혀 기존 사업 외에 사무용품 및 주부식 납품업, 운송업, 요식업 등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 자료:교육부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말 기준 이즈엠의 지분구조는 백낙환 전 이사장 43%, 백 전 이사장의 아내인 박숙란 씨 12.9%, 장녀인 백수경 이사 10.8%, 차녀인 백진경 교수 5.4%, 차남인 백도형 교수 12.9%, 기타 15% 등이었다. 백 전 이사장을 포함한 그 일가가 무려 85%의 지분율을 보유한 셈이다. 사실상 이 정도의 지분율이면 백 전 이사장 가족 소유의 사기업과 다름없다는 게 업계와 재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부분에서 의구심을 나타내는 여론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인제학원 한 관계자는 “이즈엠의 지배구조를 보면 가족 중 유일하게 백 전 이사장의 장남은 주주 명단에서 제외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부분에 대해 ‘장남인 백계형 씨는 지난 2012년 사기혐의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에도 10억원을 가로챈 사기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는 등 지속적으로 구설수를 낳아 사실상 후계구도에서 배제된 상태이기 때문에 주주 명단에서도 제외된 걸로 보인다’는 말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가족기업 ‘이즈엠’ 매출액 중 약 90% 인제학원 관련 거래로 올려 ‘내부거래 일감’ 논란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12월 31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교육부 감사로 백낙환 전 이사장의 불법 행위가 속속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변을 놀라게 할 만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백 전 이사장이 불법행위 외에 법망을 피해간 또 다른 꼼수 행위로 상당한 금액을 벌어들이고 있는 정황이 알려진 것이다.
백 전 이사장 가족 소유의 ‘이즈엠’은 주력 사업인 의료 기기 도매업과 관련, 사실상 매출액 대부분을 인제학원이 운영하는 병원들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지목되고 있는 대기업 오너 일가 소유 사기업에 대한 일감 퍼주기와 마찬가지의 행태라는 게 재단 안팎의 시각이다.
금융감독원 및 인제학원 등에 따르면 이즈엠의 최근 3년간 실적은 △2012년 매출액 1164억원, 영업이익 49억원, 당기순이익 9억원 △2013년 매출액 1027억원, 영업이익 54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 △2014년 매출액 1017억원, 영업이익 49억원, 당기순이익 43억원 등이었다.
같은 기간 이즈엠이 인제학원 소유 병원과의 거래로 올린 매출액은 2012년 1055억원, 2013년 925억원, 2014년 906억원 등을 각각 나타냈다. 이에 따라 최근 3년간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2012년 90.6%, 2013년 90%, 2014년 89% 등 매 년 90%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됐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와 관련, 대기업 재무팀 소속 한 관계자는 “이 정도의 내부거래율이면 사실상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구조라 봐도 무방하다”며 “최근 여론의 강도 높은 비난을 받고 있는 대기업 오너 일가 소유 기업들과 매우 유사한 행태다”고 말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 백 전 이사장은 지난해 교육부의 감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 보다 더욱 강도 높은 비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다. 법으로도 제재할 수 없는 ‘변칙 행위’ 행태라는 이유에서다.
의료기기 업체 한 관계자는 “백 전 이사장 가족 소유 기업인 이즈엠의 행태는 업계 생태계를 파괴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법적 제재가 없어 관련 업계의 고충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결국 이런 행위는 여론 재판 성격의 제재가 가해지고 있으며, 특히 관련 기업 혹은 인물에게는 동종업계는 물론 일반 대중들의 질타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최근 인제학원의 공동설립자인 백낙환 전 이사장을 둘러싼 논란이 무성해지자 일각에서는 “겉으로는 활발한 장학 사업과 각종 의료봉사 활동 등 선한 일을 하면서 다른 이면을 보이는 것이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백병원 로비 ⓒ스카이데일리
그는 또 “백 전 이사장의 경우 평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긍정적 이미지가 강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뒤따르는 비난은 더한 게 사실이다”며 “겉으로는 활발한 장학 사업과 각종 의료봉사 활동 등 선한 일을 하면서 다른 이면을 보이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일련의 의혹과 관련, 인제학원은 다소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인제학원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교육부 회계감사결과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며 시정조치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백낙환 전 이사장은 2014년 이사장직을 사임했고, 2014년 이후 새로운 경영진들이 새로운 프로세스를 갖고 운영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학교법인 임원 특수관계 업체 (주)이즈엠과 관련한 부분은 교육부 지적사항을 업체에 통보하고 회수를 위해 노력중이며, 현재의 새로운 경영진은 공개입찰 등의 공정한 절차를 통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며 “21일 정기이사회에서 회계전문가와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향후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위해 철저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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