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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행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기존 산업 영역 넘어 타산업으로 진출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산업 영역 파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IT기업인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카 개발을 선언하며 자동차 시장에 뛰어든 것을 비롯해 인터넷 서점과 쇼핑몰 분야의 강자인 아마존이 유통과 스마트폰 시장에 참여한 것 등이다. 동종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간 경쟁에서 벗어나 타산업간 경쟁으로 그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실제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에서는 아우디, BMW, 크라이슬러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의 전시면적이 전체 면적의 35%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는 기존 가전, 모바일, 반도체 등을 영위하던 사업부문에 추가로 ‘자동차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에 기존 자동차 부품 산업을 영위하던 기업과의 경쟁은 물론 완성차 업체도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스카이데일리가 자동차전장사업팀을 신설한 삼성전자와 이를 둘러싼 업계의 반응,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진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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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電裝)사업팀’을 신설하고 담당하는 부문을 신설한다고 밝힘에 따라 기존 전장사업을 영위하던 LG전자는 물론 완성차업체인 현대차와 자동차 시장에서 만나게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본사, 삼성전자 서초사옥, LG전자 트윈타워 ⓒ스카이데일리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자동차 시장서 재회…자동차·IT 영역 파괴 ‘가시화’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電裝)사업팀’을 신설하고 담당하는 부문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기존 자동차 전장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LG전자는 물론 기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예고했던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시장에서 만나게됐다.
전기차를 비롯한 스마트카가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각광받으면서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 중 디지털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기존 완성체 업체와 IT전자 업체간 사업 영역 중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을 놓고 업계에서는 자동차 부품 산업의 경쟁을 촉발시켜 결과적으로 국내 완성차업체와 IT·전자 업체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건희 회장 車시장 진출 ‘숙원’ 풀리나…삼성전자, 전장사업팀 ‘신설’
▲ 자료: 각 사 ⓒ스카이데일리
삼성전자는 지난 9일 2016년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발표했다. 기존 3개 사업부문과는 별도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했다고 밝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신설한 조직은 ‘전장사업팀’이다. 자동차 전장은 차량에 들어가는 모든 전기·전자·IT 장치를 일컫는 것으로 텔레매틱스, CID(중앙정보처리장치), HUD(헤드업디스플레이), 차량용 반도체 등 다양하다.
신설된 전장사업팀은 올해 약진이 돋보인 반도체 DS부문장인 권오현 부회장이 관장하고, 생활가전 C&M사업팀장을 담당하던 박종환 부사장이 팀장을 맡는다. 박 부사장은 지난 1995년부터 1997년까지 2년간 삼성자동차 전략담당 실무자로 자동차 사업을 경험한 인물이다.
삼성전자는 단기간 내 전장사업 역량 확보를 목표로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계열사간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각 계열사마다 주력으로 삼고있는 기술이 다른만큼 협업을 통한 전사적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경우 이미 전장사업 진출을 위한 여건이 마련돼 있었기 때문에 그리 놀라울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삼성그룹내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사업을 담당하고, 배터리는 삼성SDI, 소재는 삼성정밀화학, 각종 부품은 삼성전기가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이 이미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 ⓒ스카이데일리
이를 통해 향후 미래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스마트카 제조 기반까지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995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해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숙원 사업을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재시도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다만 당장은 완성차 사업이 아닌 부품 사업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견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완성차 사업이 아닌 자동차 부품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독일 자동차 업체인 아우디에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공급과 기술개발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 확대…LG, 전장사업과 경쟁 불가피할 듯
이처럼 삼성전자가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며 자동차 부품시장에 진출하고 나서 기존 전장사업을 영위하던 LG전자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T전자 사업에 뿌리를 두고 있는 두 기업이 IT전자사업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분야에서도 경쟁을 이어나가게 됐다. LG전자는 2년 전 차량용 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VC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관련 분야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 자료: 시장조사업체 SA ⓒ스카이데일리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1703억달러(약 200조9800억원)에서 올해 2390억달러(약 282조678억원)규모로 늘어났다. 이러한 추세는 꾸준히 이어져 오는 2020년에는 3033억달러(약 357조9546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삼성보다 일찍 전장사업에 진출해 차량용 통신 서비스인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30%대 점유율로 3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GM의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EV’에 구동모터를 포함해 핵심부품 11종을 납품하는 등 실적을 쌓고 있다. 이밖에도 벤츠와 구굴의 스마트 무인카 개발 파트너로도 참여하기로 하는 등 실적 상승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의 경우에도 스마트카 생산에 필요한 대내 여건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자동차 부품시장을 비롯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전기차 모터와 자율주행차에 사용되는 카메라 부품 생산은 LG이노텍,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은 LG화학 등 스마트카 생산 기반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IT 영역 파괴 ‘가시화’…상호 경쟁력 강화 ‘계기’ 기대
최근 세계적인 추세를 봐도 자동차 업계와 IT업계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전기차를 포함한 스마트카 등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부상하면서 자동차 부품의 상당수가 디지털 전자기기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IT기업인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카 개발을 선언하며 자동차 시장에 진출했고, 현대차를 비롯한 도요타, BMW, 벤츠, 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역시 스마트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미래형 자동차인 자율주행차, 전기차, 스마트카 등은 디지털 기기 비중이 커 IT전자업체와 사업영역 중복이 생기고 있다. 국내에도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가 자율주행차 및 전기차에 들어가는 침과 센서 개발에 나서고 있다.
▲ 자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스카이데일리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0년까지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해 양산차에 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자율주행차의 반도체 칩 개발에 나선다.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의 미래로 불리는 만큼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반도체를 설계해 주문하는 방식으로 반도체 분야에 진출하게 되는 셈이다. 자율주행차는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고도 카메라, GPS 등의 기술을 이용해 자동차 스스로 차량을 운행해 목적지까지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을 일컫는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 2012년 반도체 설계 전문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을 세웠다. 앞서 올해 초에는 2018년까지 스마트카, IT기술 개발에 2조원 가량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최근 자동차업계와 IT업계간 영역이 허물어지면서 두 업계는 경쟁과 협력이라는 애매한 관계가 형성됐다. 애플과 구글을 비롯해 세계 주요기업들이 이러한 흐름에 편승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은 자동차 전장 부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전자업체들의 경우 고도의 기술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만큼 국내 자동차 산업과 전자산업간 기술개발을 자극해 상호 발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 부품시장 진입은 기존 LG전자의 기술 개발 경쟁으로 이어져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발 역습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IT기업들의 노력은 심화되고 있다”면서 “애플이 ‘궁극의 모바일기기는 자동차’라고 언급한만큼 향후 IT기업과 자동차업계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은 해외 업체들보다 떨어지는 상태”라며 “향후 국내 기업의 기술개발을 자극하며 상호 발전을 추구하는 ‘윈-윈’ 구조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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