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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은광중고등학교로 출발한 은광여자고등학교는 올해 2월 56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국민들에게는 송혜교·한혜진·이진 등 3대 얼짱의 출신 학교로 잘 알려진 은광여고는 지난해까지 여성 판사를 배출한 고등학교 중 상위 5위에 랭크될 만큼 우수한 재원을 양성하고 있다. 특히 매년 수능시험에서 학생들의 성적도 높아 주요 명문대학의 진학률이 강남에서 손꼽히고 있다. 최근 교과부의 자료에 따르면 은광여고는 수능 2등급 이상 비율이 서울 소재 일반계 고교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이 은광여고가 명문고로 이름을 떨치게 된 데에는 자율성을 강조한 학풍이 근간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벽을 허문 사제지간, 선후배간의 소통이 남다른 것 또한 학생들의 성적향상으로 이어진다. 은광여고 출신이라는 것 자체만으로 학생들의 자부심이 큰 것 역시 학업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할 정도다. 학습지도의 경우는 평일 방과 후 수업 외에 ‘토요아카데미’와 ‘리더십 컨퍼런스’ 운영이 돋보인다. 대학교수의 강의와 학생들 간의 토론을 동아리 활동과 연계해 창의적인 학습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방학 중에는 이 같은 학습내용들을 리뷰하면서 논문작성과 발표 등을 통해 입체적인 학습을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명문고의 명맥을 잇고 있는 은광여고의 교육이념을 비롯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각종 창의적인 학습 프로그램 등을 탐방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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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광여고는 교육특구인 강남에서도 명문대학 진학률이 높기로 유명하다. 자유로운 학풍을 바탕으로 사제지간의 의사소통이 활발하며 토요아카데미·리더십 컨퍼런스 등 개성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양재역 근처에 위치한 은광여자고등학교는 서울 강남권에서도 명문 사립 고등학교로 손꼽히고 있다.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뛰어나 매년 SKY대학을 비롯한 주요 대학 입학률도 높다.
최근 민주통합당 유은혜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1500여개 고교의 2012학년도 수능점수 자료에 따르면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에서 평균 2등급 이상 받은 학생 비율이 높은 상위 100개 학교 중 53위를 차지했다.
특히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를 제외한 일반계 고등학교 중에서는 12위였고, 서울 소재 일반계 고교 가운데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자유로운 학풍과 더불어 일선 교사와 학생간의 지속적인 소통, 은광여고 만의 독특한 프로그램, 학업과 연계된 동아리 활동 등이 한데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결과로 보여진다.
▲ 자료:유은혜 의원 ⓒ스카이데일리
사제간 소통 강조…봉사의 중요성 일깨워
취재를 위해 찾아간 은광여고는 명성에 비해 학교 규모는 크지 않았다. 같은 재단에 속해 있는 은성중학교 뒤편에 위치해 있어 밖에서 볼 때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
약간의 의구심을 품고 교무실로 들어섰을 때 또 다른 광경에 놀라게 됐다. 학생들이 교무실을 어렵지 않게 드나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교무실 창문을 사이에 두고 선생님과 편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 임도명 교장
임도명 은광여고 교장은 “선생님과 학생간의 신뢰관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에게는 항상 ‘학생들을 내 자식처럼 품어라’고 강조한다”며 “교육부에서 지시가 내려오기 전인 2005년부터 체벌을 없앴고 학생 1명당 1년에 최소 4번의 면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 교장은 “선생님들이 계획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자율적으로 추진하게 한다”며 “각종 업무는 각 부장 선생님들 중심으로 운영되며 평교사들이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만 관여를 하는 편이다”고 밝혔다.
교훈이 ‘진취적인 미래인, 창조적인 지성인, 자주적인 봉사인’인만큼 봉사활동을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은광여고의 교육방침이다.
은광여고는 연중 하루를 정해 수업을 하지 않는다. 이 날은 불우한 사람을 돕기 위한 바자회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 운동’을 전개, 학생들의 자율 모금을 통해 학급당 월 3만원 정도를 아프리카의 힘들고 어린 아이들에게 지원하고 있다.
임 교장은 “아프리카 어린이는 각 학급의 마지막 출석번호를 받게 된다”며 “단돈 500원, 1000원이 모여 그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통해 봉사의 의미를 가르쳐 주려는 의도에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평일, 방과 후 프로그램 진행
▲ 자료:은광여고
자유분방한 학교 분위기는 그대로 학습과 연결된다. 방과 후 학교와 자율학습 등 모든 프로그램은 100%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7교시가 끝나는 오후 4시부터 5시 사이에 간단한 저녁식사를 한 학생들은 5시부터 90분간 방과 후 학습을 받고, 이후 개인적으로 자기주도학습을 진행한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주요 과목에 대한 수업이 진행되며, 금요일은 논술 수업과 적성평가반, 전형 방식에 대비한 수업 등이 이뤄지고 있다.
방과 후 프로그램의 경우 타 학교와 달리 개설 과목이 적은 편이다. 특히 평일에는 학업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심화반 과목이 없다.
이와 관련 사공숙 3학년 부장은 “우리 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은 학기당 2번, 방중 1번으로 1년에 총 6번 진행되기 때문에 과목이 조금 적은 편이다”며 “정규 수업 과목 중 영어와 수학은 수준별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방과 후 수업에 특별히 심화반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자율학습의 경우도 강제되지 않지만 참여인원은 400여명에 이르며 주말에도 학교를 개방한다. 국어, 영어, 수학 담당 선생님들이 한 분씩 남아 학생들의 질문을 받는 등 지도에 힘쓰고 있다.
대학 교수 초빙 강의…학습 내용 정리해 논문 발표까지
▲ 학생들을 위한 일선 교사들의 노력이 남다르다. 특히 공개수업에는 동일한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모두 참관해 수업을 듣고 강평하는 시간을 가질만큼 학생 지도에 열정이 대단하다.
은광여고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으로는 ‘토요아카데미’와 ‘리더십 컨퍼런스’를 꼽을 수 있다.
올해 처음 시행된 토요아카데미는 인문계열, 어학계열, 상경계열, 이공계열 등 대학 전공분야처럼 크게 6개 파트로 나뉘어 운영돼 학생들이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3월부터 5월까지는 서울대와 이대, 연대 등 대학 교수들을 초청해 매주 토요일 강의가 진행됐다. 이번 달부터 방학 전까지는 각 특별활동부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조별 토론 및 학습이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토요아카데미는 동아리 활동과 밀접한 연계를 갖고 운영된다. 학년 초에 학생들로부터 동아리 조직 신청을 받고, 그 취지와 현실성을 감안해 동아리 개설을 승인한다. 이들 동아리 대부분은 토요아카데미 중 한 파트에 속해 있다.
이에 대해 윤미영 특별활동부장은 “예전에는 대부분 취미활동 위주였지만 지금은 동아리 활동이 자체적으로 적극 권장되고 아이들 인식도 바뀌면서, 자신이 관심있는 영역에 대한 개척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제 엠테스티, 스윙키즈, NIE논술부, 영어토론반, 영자신문반 등 총 46개 동아리에서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리더십 컨퍼런스는 학기 중 공부했던 내용을 방학 때 정리하는 자리로 만들어졌다. 학생들은 방과 후 프로그램이나 토요아카데미에서 학습했던 것을 정리해 논문을 작성하고 주제 발표를 한다.
발표 대회를 개최해 각 파트별로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상하며 당선작들은 별도로 논문집을 발간하고 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 통해 도전의식 고취
이외에도 방과 후에 과학실험반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수업시간에 실험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과학선생님이 실험에 관심이 있는 이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탐색의 기회를 주고자 대학교와 연계해 진행한다.
▲ 자료:은광여고 ⓒ스카이데일리
또 미국에 있는 ‘호프웰 하이스쿨’과 자매결연을 맺고 매년 2월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0여명의 학생이 외국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아 해외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사공숙 부장은 “2~4주의 짧은 기간이지만 해외를 접하지 못했던 학생들이 또래의 외국 학생들과 수업을 듣고 온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도전의식이 생기거나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등 유익한 프로그램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학진로 상담교사 교육을 받은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진로와 관련해 별도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1주일에 한 번씩 진로 관련 정보를 작성해 프린트물을 발송한다.
선후배 사이도 돈독하다. 가령 1학년 1반 출석번호 1번 학생의 경우, 2학년 1반 1번 학생과 의자매를 맺고 멘토-멘티의 관계를 형성한다. 선배들은 경험담을 들려주거나 사적인 상담을 통해 후배를 이끌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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