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실업 ‘2세 경영’ 30대 박주환 조단위 기업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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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박연차 회장 별세…1984년생 장남, 승계 절차 돌입 ‘공격경영’ 전망

임현범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04 14:35:35

▲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별세하면서 장남인 박주환 부사장이 그룹 경영을 도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광실업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국내 신발산업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별세하면서 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재계 이목이 쏠린다. 박 회장의 장남 박주환 부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본격적인 2세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부산경남 상공계 등에 따르면 태광실업 후계자로 박 회장의 1남 3녀 중 장남인 박주환(36) 부사장이 지목된다. 지난달 초 병세가 악화하면서 모기업인 태광실업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박 회장은 기획조정실장인 주환씨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발령내면서 경영권 승계 절차에 돌입했다.

올해 37세인 박 부사장은 최대주주인 박 회장에 이어 태광실업 지분 39.46%를 갖고 있는 2대주주다. 앞서 박 부사장은 2013년 말 개인회사였던 정산을 태광실업에 양수하면서 태광실업 자사주를 지급받아 6.21%에 불과했던 지분율을 39.5%로 끌어올린 바 있다. 이미 2세 경영에 돌입하기 위한 기반을 갖춘 셈이다.

재계에서는 30대의 젊은 나이를 감안할 때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태광실업 그룹은 조만간 그룹의 제2 도약을 골자로 하는 회사 비전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그룹의 모기업이자 주력 계열사인 신발제조업체 태광실업에 대한 기업공개(IPO)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올해 6월 유가증권 시장 상장 목표로 움직였지만 박 회장의 건강 악화 등으로 IPO 작업이 잠시 중단됐었다.

나이키 신발을 베트남에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으로 생산하는 태광실업은 현금 보유 등 재무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나이키 신발의 10%가 넘는 물량을 태광실업이 맡아 생산하고 있어 향후 성장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밀화학소재 기업인 휴켐스도 2016년부터 3년 연속 영업이익률 10%를 넘길 정도로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에 태광실업은 상장되면 신발·의류 업종의 대장주로 수조원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박 회장은 지난달 31일 지병인 폐암이 악화돼 별세해 자신이 직접 만들고 운동을 즐겼던 김해시 주촌면 정산 CC의 양지바른 언덕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박 회장은 국내 신발산업을 일으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1987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1994년에는 신발업계 최초로 베트남에도 진출했다. 2006년 휴켐스 인수에 이어 태광파워홀딩스 설립, 2012년 일렘테크놀러지 인수, 2013년 정산인터네셔널 설립, 2014년 정산애강 인수 등을 거쳐 태광실업그룹을 매출 3.8조, 임직원 10만여 명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임현범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현범 기자 hby6609@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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