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반지 돌리기’ 포착된 김정숙… 警 본격 수사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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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金 고발사건 배당
金 ‘진주반지 돌리기’ 영상에 “본인도 떳떳치 못한 것”
靑 “남의 옷장” 두둔했지만 전여옥 “그럼 왜 대통령기록물”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3-30 13:08:14

▲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20년 12월 청와대 본관 중앙로비에서 열린 ‘2020 기부 나눔단체 초청 행사’에 참석해 굿네이버스 모금함에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 [뉴시스]

옷값 공개 거부로 논란이 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진주반지 돌리기’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여론이 지지‧비판으로 엇갈린 가운데 청와대는 특수활동비 사용 의혹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관련 고발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30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민대위)가 김 여사를 강요‧업무상횡령‧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국고손실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직접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민대위는 이달 25일 “김 여사가 영부인 지위를 이용해 청와대 특활비 담당자에게 고가의 의류‧장신구 등을 구매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의심된다. 이는 국고 손실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서울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옷값 논란은 청와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김 여사 등의 의전비용 공개를 거부하면서 확산됐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10일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이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문 대통령, 김 여사 의전비용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청와대는 불복한 뒤 항소했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국방‧외교‧안보 등의 이유로 대통령비서실 특활비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는 점을 빌미로 일부에서 사실과 다른 무차별한 주장을 펴 유감”이라며 “대통령 배우자로서 의류 구입 목적으로 특활비 등 국가예산을 편성해 사용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여사 옷값은 모두 사비로 부담했다고 설명했지만 사비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공개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사비로 구매했다면서 의전비용을 공개하지 않는 점을 두고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옷값 등을 두고 맹폭을 가했던 여권 측 행보와 이번 옷값 논란을 대하는 태도를 두고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이어진다.

박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29일 언론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 의상비 논란은 역사가 밝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국정원장들로부터 35억원의 특활비를 상납 받아 ‘최순실 의상실 운영비용’ 등으로 사용했다며 기소한 바 있다.

여론 비판은 김 여사가 과거 한 불우이웃 행사장에서 손가락에 끼고 있던 진주반지를 서둘러 빼내 숨기는 듯한 영상이 확산되면서 한층 증폭됐다. 29일 각종 SNS에 오른 ‘진주반지 돌려 끼는 김정숙 여사’ 제하 영상에는 2020년 12월 문 대통령이 국내 나눔단체를 청와대 본관으로 초청해 마련한 불우이웃성금 모금행사의 한 장면이 담겼다. 알이 굵직하게 박힌 진주반지를 낀 채 문 대통령과 함께 굿네이버스 모금함에 봉투를 넣었던 김 여사는 손을 내린 뒤 순식간에 반대 손으로 반지를 한 바퀴 돌렸다.

전여옥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김 여사가 불우이웃을 위한 성금 모금행사에 초호화 파티용 성장(盛裝)을 하고 왔다. 왼손 약지엔 큼직한 진주반지에 손목에 팔찌를 두 개나 했는데 성금봉투를 넣을 때 진주반지가 없어졌다”며 “카메라를 의식해 진주반지를 돌려 낀 거다. 본인도 떳떳치 못한 일인 줄 알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허락 없이 남의 옷장을 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 전 의원은 “그냥 남의 옷장이라면 왜 김정숙 옷값이 대통령기록물이 되고 왜 15년 뒤 공개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