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2% 가량 인하하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보험사들의 할인 폭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여기에 당정이 적극적으로 동참을 촉구하면서 결국 손보사들은 2%대 인하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료 2%대 인하 되나… 당정 “동참하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롯데손해보험이 내년 2%대의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현재 고민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지 인하율이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최대 2.5%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손보 관계자도 “긍정적·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사전에 금융당국에 공유·보고하게 돼 있는데 제출한 숫자가 평균 2.9%인 것은 맞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빅4 손보사를 중심으로 손보업계는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폭을 1%대로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손보업계는 올해 11월 국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손보업계는 “현재 자동차보험은 교통량 증가, 하반기 계절적 요인 및 자동차보험료 원가 상승 등으로 실적전망이 낙관적이지는 않다”면서도 “물가상승 등 현 경제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앞서 손보사들은 올해 이미 한 차례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나선 적이 있었다는 점이다. 올해 4월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7개 보험사가 실시한 자동차보험료 인하 폭은 1.2~1.4% 수준이어서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하 폭 역시 1%대로 예상됐다.
여기에 당정 역시 손해보험사들에게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하기 시작했다.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9일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이른바 ‘빅4 손보사’를 향해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성 의장은 메리츠화재와 롯데손해보험가 자동차보험료 인하 검토 중인 사실을 언급하며 “자동차보험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빅4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국민이 자동차보험에 대한 부담을 덜고 가계 주머니에 조금이나마 희망이 깃들 수 있도록 더 많은 손보사가 동참해 주시기를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말했다.
당정의 손보사를 향한 자동차보험료 인하 촉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성 의장은 9월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도 상반기 손보사들의 자동차손해율 감소를 지목하며 자동차보험료 인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당시 성 의장은 “고물가로 국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받을 때 손보사들도 국민고통에 동참해야 한다”면서 “자동차보험료의 대폭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정이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고 나선 이유는 자동차 손해보험 손해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1%로 전년 동기 대비 2.3%p 하락했다. 이는 2017년(77.8%) 이후 최저 수준이다. 회사 규모별 손해율 평균은 대형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76.6%, 중소형사(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MG손해보험·흥국화재) 75.4%, 온라인사(악사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 87.9%를 기록했다.
사고율 감소 등으로 손해액이 755억 원 줄은 데 비해 가입대수 증가 등으로 보험료 수입이 3612억 원 증가한 것이 손해율 감소의 원인이라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자동차보험 영업손익 역시 흑자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규모면에서는 상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022년 상반기 영업손익은 6264억 원 흑자로, 전년 동기인 4137억 원 대비 51.4%(2127억 원)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익 개선은 손보사 전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2년 상반기 손보사들의 당기순이익은 3조43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7%(9035억 원) 급증가했다. 수입보험료 역시 52조8038억 원으로 같은 기간 6.6%(3조2924억 원)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장기보험(5.1%), 자동차보험(3.0%), 일반보험(8.4%) 및 퇴직연금(23.9%) 등 전 종목의 원수보험료가 고르게 증가했다는 게 금감원의 평가다.
손보업계 “사정이 각자 다르다… 보험사마다 입장 고려해야”
일부 손보사들의 할인 폭과 당정의 촉구 소식을 접한 손보업계는 고민이 깊어졌다. 보험사별로 손해율이 각기 다르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달라 일괄적인 할인에 나설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대형사로 분류되는 4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76.5% △현대해상 78.0% △DB손해보험 76.0% △KB손해보험 75.9%다. 중소형사는 △메리츠화재 74.1% △한화손해보험 73.7% △롯데손해보험 77.7% △MG손해보험 99.0% △흥국화재 84.1%를 기록했다. 온라인사는 △악사손해보험 85.2% △하나손해보험 87.5% △캐롯손해보험 101.5%였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같은 1%라도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손해액의 차이가 당연히 다르다”라며 “(시장에서) 상위사마다 입장도 손해율 자체가 다르고 자동차보험에 얼마만큼 힘을 주고 있는지도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보험사마다 사정이 좀 다르니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씀드리기는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여력이 있는 보험사는 내릴 수가 있는 것이지만, 손해율이 비교적 높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인하 결정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보험사 각자 계리적으로 봐서 결정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형사로 구분되는 손보사들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보험료 인하 관련해 계속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회사가 시장점유율(MS)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 것이 있어, 완전한 손해 정도는 배제한 상태에서 어느 정도 선까지 (보험료 인하를) 할 것인가를 관망하고 있다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자동차보험료는 2%대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최근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일부 보험사들은 내년 2월말 책임이 개시되는 계약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2%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 같은 경우에는 연말에 결정을 해서 연초부터 갱신되는 계약에 적용되는 것에 반해 자동차보험료 같은 경우에는 각자 계약 기간이 다른 특성 등에 따라 딱히 정해진 시기는 없다”라며 “보험사 검토 후 적용 등 과정을 생각해 봤을 때 12월 내로 실시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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