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전국에 자동차 등록대수는 2500만 대를 돌파했다. 우리 국민 2명당 1대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 얘기는 다시 말해 경제활동을 하는 성인의 대다수가 운전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이렇게 많은 인구들이 운전을 하고 있다 보니 현재 운전자 보험은 자동차 보험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판단돼 필수 아닌 필수로 챙겨야 할 것 같은 보험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가 갑작스런 병원 방문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병원비 지출에 대한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의료실손보험처럼 말이다.
운전자 보험은 판매한 지 20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다. 이 보험의 궁극적인 취지는 갑작스럽고 우연히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로 인해 타인의 신체에 상해를 입힘으로써 구속영장에 의해 구속되거나 경찰에 의해 공소 제기된 경우 형사합의지원금과 벌금을 보상해주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 항목만으로는 보험회사에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는 없는 법. 그래서 각종 상해사고와 관련된 보장내용을 같이 가입하게 함으로써 상해보험으로서의 역할을 같이 하며 지금까지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운전자보험은 운전을 하는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차량이 늘어나는 것처럼 가입자 수도 그동안 많이 늘어난 게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운전자보험 고객 유치가 나름대로 꽤나 쏠쏠한 이익을 챙겨줄 수 있는 영역으로 자리 잡게 됐고 그 결과 최근 몇 년간 보험사들 간 운전자 보험 상품경쟁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보장만 놓고 봤을 때는 소비자 입장에서 그리 나쁜 소식은 아니다. 보장의 가입금액이 최초 판매됐던 형태를 감안하면 큰 폭으로 증액됐고 형사합의지원금의 경우도 공탁금 일부 선지급 조건까지 생겨났으니 말이다. 없던 보장들도 생겨났다. 이는 분명 소비자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맞다. 그렇지만 필자는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하고 너무 잦은 운전자 보험의 변경은 신중할 필요도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는 실제 상담현장에서 2만~3만 원대의 운전자보험을 가입했다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1만 원대를 다시 가입한 후 또 얼마 되지 않아 어떤 내용이 좋아졌다는 말만 듣고 또 운전자 보험을 소폭 상승된 가격으로 다시 가입하는 사례들을 심심찮게 접하기 때문이다. 물론 선택은 소비자의 몫인 만큼 무조건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싶지 않다. 다만 보장 내용에 대한 약관 내용이라도 최소한 살펴보고 실제 더 좋아진 부분으로 인해 내가 얼마나 더 좋은 혜택을 실제로 받을 수 있는지 생각하는 시간만큼은 가져보라는 것이다.
교통사고가 나면 무조건 대인 접수부터 하고 보상받으라고 이야기하며 보장금액이 커졌으니 보험을 갈아탈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하는 교통사고부상치료비를 비롯해 민식이법 때문에 벌금한도가 상한 됐으니 가입을 안 하면 무슨 법이라도 위반한 것처럼 소비자에게 설명하는 영업현장. 1억 원 내지 1억5000만 원의 형사합의지원금이 가입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더 높은 가입금액을 보장받아야만 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식으로 너무 편협한 정보만을 주는 보험설계사. 분명히 소비자에게 득이 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흑백논리만 가지고 운전자보험을 수시로 바꾸는 것에 필자는 개인적으로 조금은 말리고 싶다.
기준은 없다. 또한 판단과 선택이 소비자의 몫인 만큼 필자가 옳고 그름을 따질 수도 없는 문제다. 그렇지만 적어도 최근 운전자 보험을 가입한지 1~2년 정도 밖에 되질 않았다면 너무 그럴싸한 문구와 설명에 현혹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분명히 앞으로도 없던 보장이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을 수 있고 보장금액이 현재보다 또 늘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보험을 손바닥 뒤집듯이 해지하고 다시 가입할 것인가.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판단하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좀더 신중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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