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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유럽판 IRA’ 도입 코앞… 국내 자동차·배터리 업계 고민↑
EU 집행위원회, 14일 핵심원자재법 초안 발표 예정
코로나·우크라 전쟁·IRA로 기업 유치·핵심원자재 수급 필요성 부각
국내 기업 유럽 내 생산기지 보유… 원자재 수급은 중국 의존도 여전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12 11:59:16
▲ 미국의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에 이어 EU가 핵심원자재법(CRMA)을 추진하면서 각국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에 이어 EU가 핵심원자재법(CRMA)을 추진하면서 각국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미국·유럽 시장 공략을 추진하는 국내 전기차·배터리 업계의 고민도 커지게 됐다. 
 
EU 집행위원회는 원자재 확보를 위한 중앙기관인 ‘유럽 핵심원자재위원회’를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CRMA 초안을 현지 시각 14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CRMA를 통해 역내에서 최소 10%의 원자재를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물자 수요의 최소 40%를 자체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CRMA는 IRA와 마찬가지로 핵심 원자재를 유럽 현지에서 생산·처리하는 것을 유도하는 법안으로 전망된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산업의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관련 기업에 제3국과 같은 수준의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이에 더해 원자재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량을 공개하는 등 기업에 대한 환경 기준이 강화될 예정이다.
 
유럽이 CRMA를 추진하는 목적으로는 자원 확보와 EU 내 기업 유치 등이 꼽힌다. 코로나19로 중국이 봉쇄되면서 EU 역시 희토류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귀자원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을 겪으면서 에너지 위기가 닥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들의 재발을 막기 위해 EU 내부에서 원자재 자체 수급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이 IRA를 추진하며 기업들이 유럽이 아닌 미국에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기지 건설을 고려하는 것도 EU에게 위협이 됐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동유럽에 신규 배터리 공장을 지으려는 계획을 보류하고 미국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EU 입장에서도 유럽 내 생산기지 건설을 유도할 방안이 필요해진 것이다.
 
미국의 IRA에 이어 유럽 시장에서도 CRMA가 통과될 경우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업체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IRA 법안 통과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원자재 확보 루트를 다변화하는 등의 조치를 해왔다.
 
생산 기지의 경우 국내 기업들이 이미 유럽 현지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타격이 비교적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각각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현지 공장이 있다.
 
배터리 업체를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에 공장이 있으며 SK온 역시 헝가리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 SDI는 헝가리와 오스트리아에 현지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을 위해서는 공장을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에 원자재는 아직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문제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계의 주력 품목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수산화리튬의 경우 지난해 기준 중국 수입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은 IRA 발표 이후 원자재 조달에 있어 미국 및 FTA 체결 국가로부터의 현지화율을 높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EU에서도 유럽산 원자재 사용을 요구하면서 유럽 시장에서도 현지산 원자재 확보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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