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고용 없는 저성장’ 지속 … 고용탄성치, 3분의 1로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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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올해 고용탄성치 0.312로 추정
장기 고용탄성치의 평균값을 밑도는 수치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19 10:32:34

▲ 올해 경제성장률과 취업자 숫자 상승률 전망치 등을 중심으로 계산한 고용탄성치는 0.312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경제성장으로 고용이 늘어난 수준을 보여주는 올해의 고용탄성치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과 취업자 숫자 상승률 전망치 등을 중심으로 계산한 고용탄성치는 0.312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고용탄성치(1.153)의 3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용탄성치는 취업자 상승률을 경제성장률로 나눈 값으로, 경제 성장이 일자리 창출로 얼마나 이어지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고용탄성치가 높으면 산업 성장에 견줘 취업자 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낮으면 취업자가 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올 2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취업자 수는 작년에 비해 13만 명(0.5%) 늘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전망 지표를 토대로 계산한 고용탄성치는 0.312가 된다. 이는 작년 고용탄성치의 3분의 1에도, 장기평균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작년 경제성장률(2.6%)과 취업자 수 증가율(3.0%)로 계산한 고용탄성치는 1.153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의 분석에 따르면 취업자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63년부터 작년까지 국내 고용탄성치의 평균값(장기평균치)은 0.34로 파악됐다.

최근 10여 년간 우리나라의 고용탄성치는 연도별로 편차가 있지만 대체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2010년대 초반의 고용탄성치는 △2011년 0.567 △2012년 0.708 △2013년 0.437 △2014년 0.75로 오르내렸다. 그 뒤 △2015년 0.392 △2016년 0.310 △2017년 0.375 △2018년 0.137로 하락했고, △2019년 0.5로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2020년 역성장과 고용 하락을 경험한 국내 경제의 고용탄성치는 2021년 0.341로 회복한 이후 작년 취업자 숫자가 무려 81만6000명 오르면서 1.153으로 치솟았다.

문제는 고용탄성치가 동일한 0.3대라 하더라도 2010년대 중반과 올해의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고용탄성치가 0.3대를 나타낸 지난 2015∼2017년, 2021년 국내 경제 성장률을 따져보면 △2015년 2.8% △2016년 2.9% △2017년 3.2% △2021년 4.1% 등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인 2%를 훨씬 상회했다.

반면, 올해의 경우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는 가운데 일자리도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성장률이 낮은 상황에서는 기업이 고용을 늘리기 어렵다”면서 “특히 청년층 등 고용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사람들에게 부정적 측면이 커질 수 있다. 이들이 사회적 경험을 축적해 생산성을 높여가야 하는 시기에 취업이 어려우면 장기적으로 경제 전체적으로 손실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