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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윤 정부 ‘개고기 식용 종결’ 전망
닻 올린 ‘개 식용 종식’ 움직임… 국회 입법 움직임 꿈틀
김건희 여사 ‘임기 내 개고기 종식 노력’ 발언에 개고기 논란 불붙어
與·野 ‘동물보호법 개정안’ 등 서두르며 “개고기 못 먹을 것” 움직임
“먹는 건 개인의 자유” 관련법 체계 혼돈 속 이어진 ‘개고기 문화’ 진단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29 00:40:50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튀르키예 지진 파견 구조견 격려 행사에서 119구조견을 쓰다듬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40여 년이 넘게 한국 사회 동물권 문제의 중심에 떠오른 개 식용 종식움직임이 윤석열정부 들어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본격 닻을 올렸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식용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고, 정치권은 바로 개 식용 방지법으로 화답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 따르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개와 고양이를 도살해 식용으로 사용·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동물 학대 금지 규정을 위반해 유죄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사람은 동물 사육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동물을 죽이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를 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처벌 규정을 강화했다
 
법안 발의에 앞장을 선 태 의원은 “1500만 반려인 시대에서 개와 고양이를 먹는 문화는 이제 근절돼야 한다우리와 감정을 교감하고 생활하는 생명에 대한 존중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이를 위한 일도 국회의원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야당도 적극 호응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하루 앞선 13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개 식용 방지법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개 식용 반대 움직임에 물꼬를 텄다. 김 정책위의장은 개 식용 논란을 끝내야 한다개 불법 사육과 도축을 금지하고 관련 상인들의 안정적인 전업을 지원하는 특별법을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개 식용 이번 정부에서 멈추게 하는 게 저의 본분
 
이보다 앞서 12일 김건희 여사는 청와대 상춘재에서 동물자유연대와 카라 등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과 비공개로 초청 오찬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개 식용을 정부 임기 내에 종식하도록 노력하겠다. 그것이 저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지난해 6월 언론 인터뷰에서도 경제 규모가 있는 나라 중 개를 먹는 곳은 우리나라와 중국뿐이라며 “(개 식용 종식은)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 영세한 식용업체들에 업종 전환을 위한 정책 지원을 해주는 방식도 있을 것 같다고 제안한 바 있다.
 
국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졌는데, 20대 국회때 표창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이상돈 의원(무소속)축산법개정안을 내놨으나 이렇다 할 움직임 없이 법제화에 실패했다.
 
동물권보호단체는 입을 모아 한정애안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양이 도살·처리 및 식용판매를 금지하고, 개식용 업자가 자가 폐업할 때 폐업 및 업종전환에 따른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필요한 지원 시책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겼는데, 이는 ·고양이 도살·판매를 법으로 금지해 사실상 개식용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기존 개식용 업자의 업종전환까지 돕자는 것이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일단은 개식용 종식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법제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현상 자체에 대해서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동물권 연대는 한정애안을 지지하고 있고, 이번 국회 회기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른 만큼 법제화 움직임이 끊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단법인 동물보호단체 행강의 박운선 대표도 인터뷰에서 한정애의원 법안 발의안에 동불복지법 개정에서의 개 식용 금지를 위한 대부분의 내용이 담겼다문재인정부에서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면서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처등의 주무부처 이해관계와 이들과 연결된 단체 들 간 이해관계가 맞물려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집계된 개사육 농장 대비 최소 4배의 개사육농가가 성행 중이고 주무부처 간의 방관과 미루어지는 법제정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건 식용견으로 키워지는 무고한 강아지들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법제화 움직임도 구체화된 건 아닌 상황이다. 동물복지국회포럼 관계자는 이제 개식용 금지 관련 입법화가 시작된 것으로 봐달라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고, ·야 의원 모두 개식용금지 관련 법안 발의에 찬성한 만큼 여야 합의와 당정간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게 절차상 맞다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의 전상준 사무처장은 국회의원들이 민생 챙기느라 바쁘고 힘든 것도 알지만 개식용 금지 입법 전면화에 조금만 속도를 내달라이 순간에도 인간과 같은 생명을 가진 강아지들이 단지 식용을 위해 죽어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 시민이 개 식용 반대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연합뉴스
 
전 정부인 문재인정부 또한 202112개 식용 금지를 본격화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기구인 개 식용 문제 근절을 위해 정부 차원의 대타협을 시도했다. 동물보호단체, 육견업계 전문가 등 정부인사 21명이 들어갔음에도 전체회의 개최 8회와 소위원회개최 6회 등을 끝으로 위원회 활동은 무기한 연장됐다.
 
논의 내용도 비공개로 묶인 상황에서 이제 공은 윤석열정부로 넘어왔다. 당시에도 마찬가지였으나, 전국육견인연합회등 개 농장에서는 식용견 사육농장에 대한 생계대책을 먼저 세우자고 반발했고 개 식용금지를 으로 규제하는 게 과도하다는 의견도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20216월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 조사에서 약 72%의 응답자가 개고기 섭취에 대해 개인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김 여사가 개식용 종식을 공약한 후 대한육견협회는 반박 입장문을 내고 김건희 여사가 동물보호단체와 유착해 임기 내 개고기 종식을 하겠다고 공언했다자신이 대통령인 양 사칭한 잘못이 있고, 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개 사육을 하는 입장에서 초법적인 발언으로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 여사의 발언은) 헌법에 보장된 직업 선택의 자유와 생존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발언이라며 영부인으로서 우리의 오래된 전통적인 식문화에 자긍심을 갖고 유지·보전은 못할망정 개인의 식습관을 법으로 금지하겠다는 자체가 매우 위험한 전제적인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난 여론 속에서도’ 40년 넘게 이어진 개고기 문화
 
국내에서 이른바 개고기 논쟁으로 불붙은 개 식용은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시작은 1975년으로, 국회는 축산물가공처리법(현 축산물위생관리법)을 개정해 정부 차원에서 도살과 위생점검을 하도록 했는데, 처음으로 개고기 식용에 법의 잣대를 들이댄 것이다. 당시만 해도 개고기 식용 문화가 만연했기 때문에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1978년 개고기를 축산물에서 제외하는 법을 다시 만들었다. 그럼에도 개 농장의 근거와 식용 목적으로 개를 키울 수 있는 축산법이 그대로 남았으며 식용 개고기 농장은 근절되지 않고 세를 불려 나갔다. 요약하면 개고기만 불법이 되고 개농장은 합법으로 남아 버린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외국 동물 보호단체의 압력이 들어왔다.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국제행사에서 국가 이미지 손상을 우려한 정부에서 개고깃집 정비 사업을 시작하면서 부터다. 당시 정부는 개고기 식당을 외곽으로 밀고 간판도 보신탕’ ‘사철탕’ 등으로 바꿨다.
 
그럼에도 사회적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고, 반세기 동안 개 식용은 지속됐다. 해외에서는 한국인 선수를 두고 개고기 송을 부르며 비판했고, 2002년 한국월드컵축구 경기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등을 앞두고, 계속해서 논쟁이 이어졌다.
  
▲대구 북구 칠성시장의 보신탕 골목. 연합뉴스
 
2020년 들어 개고기 논란은 국내 반려인구가 증가하면서 동물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약 1500만 명(2020·농림축산식품부 기준) 에 육박하고 동물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개 사육 농가도 줄었고 식당도 사라졌다. 동물권 단체들은 성남 모란시장 등을 중심으로 개식용 산업의 주요 거점을 상대로 줄기차게 업장 폐쇄운동을 벌였고 그 성과로 2019년에는 부산 구포 개시장이 폐쇄됐다현재 개 시장을 유지하는 곳은 대구 칠성시장만 남게 됐다. 칠성시장 역시 도살장은 모두 없어지고, 건강원과 보신탕집만 남았다.
 
법제정의 어려움은 관련법의 모호성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개고기는 식품위생법상 불법이며, 동물보호법상 도축도 불가능 하지만 축산법상 식용목적의 개를 농장에서는 키울 수 있으며 이를 도축 유통하는 규정도 마련하지 않아 개 농장은 근절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개고기집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농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에 개 농장은 약 1100여곳에 달하며 이들 농장에서 약 52만 마리의 개가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서울 시내에서 보신탕을 먹었다고 밝힌 시민 A씨는 앱으로도 검색되지 않는 곳에 지인을 통해 갔는데, 3인분에 15만 원으로 보신탕을 끓여주더라입소문이 나서 지인들을 대상으로만 팔아도 거뜬히 영업을 하는 분위기였다고 귀띔했다.
 
김도희 변호사는 이 같은 법적 모호성에 대해 언론에 “‘축산법동법 시행령에는 소···토끼 등과 함께 가 가축으로 돼 있으나 축산물위생관리법과 동법 시행령에는 가 가축에 개식용과 도살은 다시 식품위생법을 관장하는 식약처가 담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사육·도살을 막을 수 있는 축산물 위생법에는 관련 규정에 가 빠져 있어 식용금지 사각지대가 생겨난다는 논리다.
 
식약처가 담당하는 식품위생법에서 개고기는 식품이 되고 축산법에서는 가축이되지만, ’축산물위생관리법에는 가축이 아니다. 개는 식품 원료도 되고, 도살과 사육도 가능해져 현재까지 보신탕 문화는 근절되지 않은 채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법률 전문가는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은 혐오감을 주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돼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개 도살 금지를 따로 명문 조항으로 두지 않고 있는데, 개를 식품으로 위해성이 있다고 하는 식품위생법을 개정해서 단속기준을 강화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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