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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프로그램은 ‘최고 갑부 중 한 사람’을 영어로 ‘one of the richest men’으로 토해 낸다. 영어 표현은 번듯하지만 한국어 표현은 결코 그렇지 않다. 어제부터인가 이처럼 ‘가장 ○○한 △△ 중 하나’ ‘제일 ○○한 △△ 중 하나’ ‘최고 ○○한 △△ 중 하나’ 같은 표현이 문장에 버젓이 자리 잡고 있다.
가장·제일·최고라는 ‘으뜸’ 수식어가 붙으면 유일한 존재가 된다. 우리나라에서 돈이 가장 많은 사람은 한 사람이다. 돈이 제일 많은 사람도 한 사람이다. 돈이 최고 많은 사람도 한 사람이다. 그래서 ‘돈이 가장·제일·최고 많은 사람 중 한 사람’은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표현이다.
더욱이 갑부는 ‘첫째가는 큰 부자’이기에 ‘최고 갑부’는 겹말 표현이다. 거기에다 ‘갑부(최고 부자) 중 한 사람’은 논리에도 맞지 않는 표현이다. 그냥 ‘갑부’만 쓰든지 ‘돈이 아주 많은 사람 중 한 사람’처럼 ‘으뜸(최고·제일·가장)’이 아니라 ‘버금(아주·매우)’으로 표현하면 무난하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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