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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역대 최악의 저출산, 대한민국이 사라진다 (上-저출산 원인)
젠더갈등·주거·육아 문제… 저출산 인구 절벽으로
지난해 출산율 0.78로 OECD 꼴찌… 국가소멸 가능성까지 거론돼
저출산 대책에 지난 16년 간 280조 원 예산 투입에도 해결 못해
지나친 경쟁·젠더갈등·부족한 주거 및 육아지원 제도 원인으로 꼽혀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15 00:07:15
우리나라의 지난해 출산율이 0.78명을 기록했다. 이는 OECD 회원 38개 국가 가운데서도 압도적으로 낮은 바닥 수준이다. 10년째 OECD 국가 중 출산율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다음으로 출산율이 낮은 스페인은 지난해 출산율이 1.16명으로 우리와 큰 차이가 난다. OECD 국가 중 출산율 1명이 채 안 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저출산 국가다. 유독 낮은 출산율로 대한민국은 이제 국가 소멸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형국이다. 이번 이슈포커스에서는 도대체 왜 젊은층이 아이를 낳지 않는지, 우리 사회는 이들 미래 세대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세계적으로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나라의 해법은 무엇인지 등을 다뤘다.

 
▲ 사회가 이른바 ‘인구 절벽’으로 치달으면서 사회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부터 국가 소멸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각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저출산 원인에 대해 지나친 사회 경쟁과 젠더갈등·부족한 주거 문제 등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팀=임진영 팀장|김재민·김나윤·노태하 기자] 
우리나라의 지난해 출산율이 0.78명을 기록했다. 이는 OECD 평균치 1.58명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OECD 회원국 38개국 중 꼴찌 수준이다.
 
사회가 이른바 ‘인구 절벽’으로 치달으면서 사회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부터 국가 소멸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각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저출산 원인에 대해 지나친 사회 경쟁과 젠더갈등, 부족한 주거 문제 등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OECD 꼴찌 출산율 0.78, 인구 자연감소 시작… 2305년 인구 소멸국가 전망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8명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세계 252개국 중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0.8명대로 떨어진 바 있는데 2년 만에 0.7명대로 내려온 것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로 회원국 중 10년째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이 같은 저출산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3년 전부터 인구가 자연 감소하기 시작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인구감소는 △2038년부터 연 20만 명대 △2045년 30만 명대 △2050년 40만명대 △2055년 50만 명대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의 인구학자인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인구학 교수는 2006년 유엔 인구포럼에서 우리나라가 2305년에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소멸 국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사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부터 16년간 약 280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왔지만 문제는 오히려 악화일로에 놓여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저출산의 원인으로 사회의 지나친 경쟁, 사회경제적 불평등, 부족한 주거 문제, 젠더갈등, 육아 문제 등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저출산 원인에 대해 “현 젊은 세대는 부모 세대에 비해 경제적으로 발전한 수준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취업 등 미래 기회 측면에서는 오히려 암울하다”며 “교육 경쟁과 사회경제적 불평등 등 다양한 문제가 맞물려 자녀 계획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는 ‘가사는 여성의 몫이고 남성은 사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성 역할 고정 관념에 유교적 인식이 더해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저출산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성과 없었던 과거 정책에 머물러 있는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며 “출산에 대한 인식과 선택의 변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저출산의 원인으로 남녀 간 젠더갈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남녀 간 혐오조장 풍조로 결혼에 대한 로망이 무너지고 이것이 결혼·출산 저하를 가져온다는 주장이다. 
 
미국 언론인 안나 루이즈 서스만은 3월21일자 미 시사 주간지 디애틀랜틱에 기고한 칼럼 ‘한국인들이 아이를 갖지 않는 진짜 이유’에서 높은 주거비와 양육비, 여성 친화적이지 않은 직장 문화 등이 한국 출산율의 장애물로 꼽히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남녀 사이의 관계 악화’에 있다고 주장했다.
 
서스만은 “한국에서는 인종·나이·이민상태보다는 성별이 가장 날카로운 사회적 단층”이라고 지적했다.
 
▲ 미국의 언론인 안나 루이즈 서스만은 美 시사 주간지 디애틀랜틱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국 저출산율의 근본적인 원인을 남녀갈등으로 봤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는 특히 한국의 남녀갈등과 관련해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와 ‘메갈리아’ ‘워마드’로 대표되는 온라인상 젠더 대립 양상을 지적하기도 했다.
 
서스만은 “일베 회원들은 한국 여성을 ‘김치녀’로 묘사하고 허영심이 많고 영악하고 물질주의적인 것으로 정형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일부 여성이 메갈리아를 만들어 일베와 동일한 수사적 장치와 혐오적 표현을 남성 공격에 사용하는 ‘미러링’ 기술을 터득했다”고 평가했다.
 
청년들, 주거·육아 문제 해결돼야 출산 계획 가능하다는 지적도
 
한편 당사자인 청년들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거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년들의 주거문제가 해결된 후에야 결혼·출산 등의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저출산 정책의 일환으로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의 주거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2∼2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함께 ‘청출어람단 저출산 정책제안 청년 토론회’를 열고 219명의 2030 청년들로부터 저출산 정책 제안을 청취했다.
 
토론회에서 청년들은 결혼·출산을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주거 문제’를 지목했다. 청년들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할 저출산 정책 분야를 물은 결과 ‘주거 지원(32.0%)’ ‘일·육아 병행제도 내실화(14.2%)’ ‘가족친화적 자산문화 조성(9.6%)’ ‘청년 대상 자산형성 지원(9.1%)’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청년들은 이날 구체적으로 △공공주택 공급 확대 △주거 지원 선택권 확대 △수혜 기간 연장 등을 통해 결혼과 출산에 큰 부담이 되는 주거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30대 청년은 “주거 공간을 마련할 기회가 있어야 청년이 자산 형성과 결혼·출산·육아를 계획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지난달 22∼23일 보건복지부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함께 개최한 ‘청출어람단 저출산 정책제안 청년 토론회’에서 청년들은 결혼·출산을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주거 문제’를 지목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미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젊은 부부의 경우, 일·육아 병행이 가능하도록 육아지원 제도를 보강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테면 보편적인 육아휴직제도의 확립, 경력단절을 막을 육아기 단축 근무, 다양한 수요 맞춤형 돌봄서비스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경기도 거주 30대 여성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돌봄교실이 있지만 당첨이 될지 안 될지 알 수 없어 결국 휴직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기업에서 눈치를 주지 않도록 정부가 혜택을 줘서 일과 육아가 병행될 수 있는 사회가 보장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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