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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를 이해하는 데는 숫자가 적격이다. ‘축구장 길이의 ◯배’ 또는 ‘여의도 넓이의 ◯배’처럼 비유적으로 독자에게 이해시키려는 경우도 있지만 ‘◯배’ 역시 숫자이다. 숫자를 지나치게 의식해 수량적인 사항만을 중시하여 일을 처리하는 것을 낮잡아 이르는 ‘숫자 놀음’이란 말이 쓰인다.
수치의 규모가 커지면 쉼표나 단위를 넣어 분리해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한글맞춤법에서는 ‘만 단위’로 띄어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1234567898’이라는 수치를 단위별로 띄어 쓴다면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팔’ 또는 ‘12억 3456만 7898’이 된다는 것이다(단, 금액은 붙여 씀을 허용).
그러나 많은 통계표에서는 천 단위·만 단위·십만 단위·백만 단위 등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고 소수점(.)과 쉼표(,)도 사용하고 있다 보니 언뜻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많다. 가령 ‘3.2백만 명’과 ‘3200천 명’, ‘320만 명’ 중 어떤 표현이 가장 빠르게 이해될까. 일반인이라면 ‘320만 명’이 아닐까 싶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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