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근 상병 사건’ 기존 혐의자 8명 중 2명만 혐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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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장급 2명에 해당 사건과 직접적인 인과 관계 있다고 판단
해병대 수사단 결과와 달리 혐의자 줄어 외압‧축소 의혹 나와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22 15:02:16

▲ 이종섭 국방장관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21일 국방부가 고(故) 채수근 상병(순직 당시 일병)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2명만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기로 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혐의를 특정한 대상자 8명 중 대대장급 2명에 대해서만 국방부 조사본부가 혐의 특정을 최종 판단했다는 뜻이다. 이에 ‘사건축소’ 논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사본부는 대대장 2명이 ‘허리까지 입수(入水)’를 지시함으로써 ‘장화 높이까지만 입수 가능’이라는 여단장의 지침을 위반한 것이 상병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조사본부는 사실관계만 적시해 경찰에 송부한 임 사단장과 박상현 7여단장‧중대장‧현장 간부 등 4명에 대해 “문제가 식별됐으나 일부 진술이 상반된 정황도 있는 등” 현재로선 범죄 혐의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 송부 후 필요한 조사가 진행되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고 현장에 채 상병과 함께 있던 중위‧상사 등 하급간부 2명은 혐의자에서 제외됐다. 이들 두 사람이 원래 채 상병과 한 조로 편성되지 않았으면서 스스로 사망자 수색조에 합류했으므로 현장 통제관의 업무상 지위 및 그에 따른 ‘주의 의무가 없다’고 조사본부가 판단한 것이다.

조사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조사본부는 15명으로 태스크포스(TF)를 편성해 기록 전체를 검토했다. 그 결과 8명 중 6명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 만장일치로 합의됐다.” 조사본부는 재검토 결과와 해병대 수사단 조사기록을 원안대로 경찰에 이첩한다.

해병대 수사단이 8명 모두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반면 조사본부가 상이한 재검토 결과를 내놓자 반발이 예상된다.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도 사건처리 과정에서 ‘축소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역시 21일 국회에서 연일 이 사건의 대통령실 외압 의혹을 둘러싼 공방을 벌였다.

이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관을 배롯해 그 누구도 특정인을 제외하거나 특정인만 포함시키라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국방부는 앞서 경찰에 제출된 해병대 수사단의 보고서를 회수해 직할 수사기관인 조사본부에 재검토를 지시했다. 당시 국방부는 “해병대 조사결과에 특정인 및 혐의가 명시돼 있어 경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수사단 보고서 회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채 상병의 죽음을 초래한 배경에 군의 기강 해이, 이른바 민주화시대 이래 ‘안보 경시’ ‘군인 폄훼’ 등의 사회적 분위기도 있다고 개탄하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들린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