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규제 해제로 1000만 원대 고가 해외여행 상품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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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샵, 1800만 원대 중남미 크루즈 상품 내놔… 600건 넘는 예약 상담
현대홈쇼핑 아프리카 6개국 여행상품, 상담 예약 2300여 건 몰려
“다른 지출 비용 아껴 여행에 쏟아붓는 소비 행태 뚜렷”

김준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0-03 10:17:31

▲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붐이 일면서 1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여행상품이 홈쇼핑방송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붐이 일면서 1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여행상품이 홈쇼핑 방송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경제 여건이 어렵지만 해외여행을 위해선 아낌없이 돈을 쓰려는 고객의 소비 성향을 반영한 것이다.

3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GS샵은 지난달 24일 중남미 크루즈 여행 상품을 소개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25일간 크루즈를 하며 브라질·우루과이·아르헨티나·칠레 등 여러 나라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는 일정이다. 해당 크루즈 상품 가격은 1800만 원대로 GS샵에서 판매한 역대 여행상품 가운데 가장 비싸다.

GS샵 관계자는 고가임에도 600건이 넘는 예약 상담이 진행되는 등 고객 반응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GS샵은 3일에도 1000만 원대 중남미 여행상품을 선보여 800명에 가까운 상담 예약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당초 GS샵에서 목표한 것보다 70% 높은 수치다.

GS샵은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달 한두 차례 중남미 여행상품을 방송했다. 홈쇼핑업계에서는 가장 많은 수준이다.

2018년에는 15차례 방송으로 1만6000건의 상담 예약 실적을 올렸고, 2019년에는 같은 횟수 방송을 통해 2만7000건의 상담 예약을 받았다. 이후 3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쳐 4년 만에 다시 중남미 여행상품 방송을 재개한 것이다.

아직 상담 예약 실적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행 수요 회복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GS샵은 보고 있다.

다른 홈쇼핑 업체도 고가의 여행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20일 10박13일 일정으로 아프리카 6개국을 돌아보는 여행상품을 내놓았다. 1700만 원이 넘는 고가상품임에도 방송을 시작한 지 70분 만에 상담 예약이 2300여 건이나 몰렸다.

해당 상품은 연 1회 한정 판매하는 희소성과 ‘노팁’(No Tip), ‘노쇼핑’(No Shopping) 옵션 등을 앞세워 고객의 호응을 받았다.

현대홈쇼핑은 다음달 초에는 20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프리미엄 중남미 크루즈 상품 방송을 편성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도 올해 초 북유럽 같은 평소 가보기 쉽지 않은 지역으로 가는 고가의 여행상품 방송을 편성해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2월 북유럽 비즈니스 패키지(약 790만 원)는 2000건, 아이슬란드 패키지(약 780만 원)는 1000건의 예약 실적을 기록했다. 7월 지중해 비즈니스 패키지 방송도 970만 원의 가격에도 예약 실적이 1000여 건에 달했다.

CJ온스타일도 5월 기획 프로그램인 ‘꽃보다 여행’을 통해 1300만 원짜리 중남미 여행 상품을 선보여 1500건 이상의 상담 예약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시기 억눌렸던 해외여행 욕구가 엔데믹 이후 한꺼번에 터지면서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여행을 떠나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본다. 여기에 최근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평소 가기 어려운 여행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도 고가 여행상품 출시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고 하지만 여행업 쪽은 지금도 호황”이라며 “다른 곳에 지출하는 돈을 아껴 여행에 쏟아붓는 소비 행태가 점점 뚜렷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구 기자 jk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