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려봤자 주의·경고… 허위·과장 방송 판치는 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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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까지 20건 적발… 2021·2022년 전체 적발 건수 육박
일반 프로그램도 간접광고 제재 증가… 유명 프로그램도 포함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0-09 13:21:03

▲ 홈쇼핑 업체들이 허위 또는 과장 정보를 통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홈쇼핑 업체들이 허위 또는 과장 정보를 통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과징금 부과 등 높은 수준의 제재 없이 ‘주의’ 또는‘ 경고’ 조치만으로 끝나고 있어 허위·과장 광고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반 방송 프로그램 역시 과도한 간접 광고 사례가 다수 적발되며 대다수의 시청자가 무분별한 간접광고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하영제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홈쇼핑이 소비자 기만행위로 법정 제재를 받은 사례는 60건이었다.

다수의 홈쇼핑 채널이 ‘처음이자 마지막’ 또는 ‘마지막 생방송’ 등의 허위 타이틀을 내세워 지금 구입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으로 홍보한 다음 일정 기간 후 같은 제품을 다시 내놓거나 과장·허위 정보를 내보내는 등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가 적발됐다.

특히 2021년 21건에서 2022년 19건으로 소폭 감소했던 홈쇼핑 법정 제재가 올해에는 8월에 이미 20건을 기록하며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적발된 60건 중 가장 수위가 높은 방심위 법정 제재인 과징금 부과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들 홈쇼핑은 전부 주의 또는 경고 조치만 받았기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하영제 의원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홈쇼핑 허위·과장 광고가 근절되지 못하는 까닭은 과징금도 부여하지 못하는 솜방망이 제재 때문이다”며 “홈쇼핑 업황의 부진은 소비자에게 신뢰를 잃은 탓도 크다”고 말했다.

채널별로 살펴보면 롯데홈쇼핑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CJ온스타일이 9건으로 2위에 올랐다. 다음으로 △홈앤쇼핑(6건) △SK스토아(6건) △GS SHOP(5건) △신세계쇼핑(5건) △NS홈쇼핑(5건) △현대홈쇼핑(4건) △K쇼핑(4건)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 기만행위가 적발된 제품으로는 △의류 △세정제 △청소기 △화장품 △소화기△식품△건강식품 △밀폐용기 △해외 유학 프로그램 등으로 상품의 종류와 관계 없이 판매 과정에서 허위·과장 정보가 소비자에게 전달됐다.

한편 홈쇼핑뿐 아니라 일반 방송 프로그램 역시 간접광고 제재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프로그램의 내용 전개나 구성과 무관한 간접광고 상품을 노출하고 상품 또는 상품명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반복적으로 노출해 방심위 법정 제재를 받은 사례가 2021년 3건에서 2022년 14건으로 늘었고 올해도 8월까지 6건의 주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 중에는 ‘유 퀴즈 온 더 블록(3회)’과 ‘나는 SOLO(2건)’·‘런닝맨·놀면 뭐하니?’(각각 1회) 등 유명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었다. 시청자층이 한정되는 홈쇼핑 방송과 달리 일반 방송 프로그램의 간접광고는 대다수 시청자들에게 노출되는 만큼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 간접광고가 과도하게 늘어나며 방송 프로그램 본연의 재미를 해친다는 지적이 이전부터 있었던 만큼 방송 프로그램 제작자들에게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