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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필자도 우리말이 참 어렵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요즘 세대의 젊은이들은 외국어도 많이 사용하고 축약어도 많이 쓴다. 그런데 수업 시간에 순우리말을 사용하면 오히려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학생이 많다. 고려시대 이후로 한자를 많이 쓴 것이 사실이지만, 이렇게도 우리말이 변두리로 밀려난 적이 있는가 싶을 정도로 허탈할 때가 있다.
온달이라는 말을 설명하는데, 엉뚱한 대답을 한다. 고구려 평원왕 때의 장군 온달이 유명하기는 한가 보다. 평강 공주와 온달 이야기가 제일 먼저 나온다. 필자가 얘기하려던 것은 ‘음력 보름의 가장 둥그런 달’인데 누구도 그리 대답하는 학생이 없었다. 과거에는 ‘왼달’이라고 불렀는데, 단순화한 형태(온달)를 표준어로 삼았다. 그런데 지금은 만월(滿月)이라는 용어가 훨씬 널리 쓰이고 있다.
온달은 망월(望月)이라고도 한다. 60대가 넘은 사람은 정월 대보름날 동산에 올라가서 나이 수대로 짚단을 묶어서 ‘망월’을 바라보고 크게 돌리며 “망월이여!”를 외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고 ‘망우리여!’라고 했지만 사실은 ‘온달’을 부르며 기원하던 민속놀이였다. 그때는 ‘망우리 공동묘지’가 ‘온달’보다 많이 알려졌었기 때문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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