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전문가칼럼
[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부산 엑스포 재도전, 전략·전술 수정 없이는 또 실패
다음 상대는 중국… 분석 통한 치밀한 준비 필요
서울 2036년 하계올림픽 도전, 동력 잃지 않도록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2-05 06:31:40
 
▲ 김상철 글로벌비즈니스연구센터(GBRC) 원장
2030 부산 엑스포 유치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 밀려 참패로 끝났다. 지난 10년 가까이 공을 들인 정도에 비하면 결과는 너무나 허무했다. 여러 이유를 대면서 유치는 하지 못했으나 나름대로 외교적 성과는 있었다고 자위해 보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2035년 엑스포에 재도전하겠다고 한다. 경쟁 도시는 중국의 상하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도 3번의 도전 끝에 성사된 것이고 보면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이번 유치 실패를 교훈 삼아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냉철한 진단과 정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모든 과정에 엄청난 국가의 세금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국민적 합의와 정당성의 확보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유치 실패의 근본적 원인은 크게 두 갈래에서 기인한 것이다. 하나는 유치 활동의 허점이고, 다른 하나는 판세 오판이다. 특히 마지막 판에 사우디에 근접하는 표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서 사실상 총력을 동원했다. 2차까지 끌고 가면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결과는 이와 무색하게 1차 투표에서 119대 29라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완패를 당했다. 표 계산이 철저하게 빗나간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와 압력에 각국 공관이 애써 긍정적 보고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근거해 열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민·관이 합동으로 막판까지 무리수를 강행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또 다른 경쟁자인 이탈리아의 로마는 결과를 일찌감치 예상하고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는 사우디의 저력을 간과한 측면도 있다. 최근 고유가로 오일머니의 위력이 고공행진 중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더해 2034년 월드컵·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2034년 하계 아시안게임까지 잇따라 유치했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엑스포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지만, 돈의 위력이 통하는 세상과 현실에서 그것에 대해 한탄을 해 봤자 별 소용이 없다. 전통적으로 사우디는 아프리카나 유럽과 긴밀하다. 아프리카 국가와는 이슬람이라는 종교적 일체감, 유럽과는 석유 개발이나 각종 프로젝트에서 다른 지역 기업보다 탄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다수 국가의 관점에서 보면 경제적 이해관계 측면에서 우리보다 사우디가 훨씬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세계적 주요 이벤트를 국내로 유치할 때마다 우리가 내세우는 경제적 성취에 대한 지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 중 ‘한강의 기적’을 통해 폐허에서 마침내 선진국으로 진입한 유일한 국가라는 스토리텔링이다. 틀린 이야기도 아니고 국제사회에서 상당 부분 인정을 받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지 너무 자주 들으면 물리게 된다. 과거보다는 오히려 미래에 대해, 부산 엑스포가 가져올 변화와 기여에 더 큰 비중을 할애했어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에 동원된 인사들이 지명도가 있다고는 하지만 신선하거나 영향을 주기에는 미흡하지 않았나 싶다. 젊고 발랄한 미래 세대가 했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다.
 
다시 맞붙게 될 중국의 전략도 사우디와 매우 흡사할 것이다. ‘차이나 머니’, 즉 경제력을 동원하여 선심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대일로(一带一路)를 축으로 그 선상에 있는 동·서·중앙 아시아, 중동·아프리카, 동유럽 국가에 갖은 당근을 제시하면서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국가에 대해서도 반미(反美) 감정을 부추기면서 인프라 개발과 관련한 경제협력 자금을 던질 것이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상당수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동유럽 국가들의 중국에 대한 신뢰가 예전과 같지 않고 일부 국가는 등을 돌리는 추세다. 사우디가 개최권을 땄지만 유가 하락으로 인해 자금 여력이 부족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돈의 위세에 대한 거부감이나 반감이 나올 개연성도 적지 않다. 중국의 공세를 미리 간파하면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한 유치 전략을 짜야 한다.
 
글로벌 이벤트 유치가 지역이나 국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지대하다. 이웃 일본도 최근 도쿄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도시가 크게 변모했다. 서울도 2036년 올림픽 개최 도전장을 던졌다. 이미 세계는 지방의 세계화·글로컬리제이션(글로벌리제이션+로컬리제이션) 시대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국가 간의 경쟁에서 도시 간의 경쟁으로 양상이 바뀌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지방 도시들이 광역화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다.
  
일본이나 중국은 도쿄나 베이징이 아닌 지방을 키우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서울의 하계올림픽과 부산의 엑스포 유치가 맞물려 있어 혹시 동력이 분산될까 우려가 앞선다. 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서울·부산 로컬 정부가 더 뛰어야 한다. 세계적 지명도를 높이기 위한 도시 면모 일신 등 경쟁력 확대가 시급하다. 중앙 정부는 백업 조직이 되어야 한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조정진, 편집국장: 고동석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