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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가 설립한 공익재단 제철장학회가 전신인 포스코청암재단은 ‘사실상 포스코 내 장학재단의 시초이자 포스코그룹의 얼굴 같은 재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포스코청암재단을 둘러싼 잡음이 흘러나와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청암재단 서울사무소가 들어선 KT선릉타워 ⓒ스카이데일리
청빈의 철인 고 박태준 아들 박성빈 대표, 재단 이사 ‘대물림’ 구설수
포스코청암재단은 포스코가 설립한 최초의 공익재단인 제철장학회가 그 전신이다. 제철장학회는 포스코의 창업주이자 한국의 철강왕으로 불리는 고 박태준 명예회장이 지난 1971년 기업의 사회공헌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했다. 이후 제철장학회는 포스코가 글로벌 철강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함께하며 사회공헌 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갔다.
제철장학회는 지난 2005년 기존보다 더 광범위하고 더 체계적인 사회공헌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기 위해 ‘포스코청암재단’이란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더욱 큰 뜻을 품고 새롭게 거듭난 재단은 기존에 영위하던 장학사업 뿐만 아니라 ‘포스코청암상’이란 이름의 시상제도를 마련하고 학술·문예 지원 사업 등도 실시하고 있다.
다수의 공익재단 관계자들은 포스코청암재단이 ‘사실상 포스코 내 장학재단의 시초이자 포스코그룹을 대표하는 재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재단 그 이상의 영향력과 상징성을 보유했다는 의미다. 이를 반증하듯 포스코청암재단의 이사장 만큼은 다른 인물이 아닌 포스코그룹의 회장이 직접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국세청 공익법인 결산서류등 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포스코그룹은 지주회사격인 포스코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이면서 공익성 짙은 사업을 영위하는 탓에 사실상 ‘절반의 공기업’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회장직도 이사회를 통해 선출되는데, 그 때마다 포스코청암재단의 이사장도 함께 바뀌는 것이다. 올해 초 권오준 회장이 새로 회장직에 오르면서 포스코청암재단의 이사장도 역시 바뀌었다.
포스코청암재단은 포스코그룹의 대표 공익재단답게 이사회 구성원의 면면도 화려하다는 게 여론의 시각이다. 현재 재단 홈페이지에 소개된 이사회 구성원은 이사장인 권 회장을 포함해 총 16명(이사 13명, 상임이사 1명, 감사 2명)이다. 이들의 직업은 유력방송인, 교수, 법조인, 기업인 등이다.
이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인물은 창업주인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성빈 SP코리아(SPK, 사운드파이프코리아) 대표다. 민간재단 소속 한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박 대표가 포스코청암재단의 이사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청빈의 대명사인 박 회장이 재단 이사의 대물림까지 이뤄진 모습은 왠지 엇박자 느낌이 난다”며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재계 “포스코, 억지 춘향 식 기부 유도해 재단설립” 의혹
▲ 포스코청암재단 설립시 출연자(출연기업) 명단 중 포스코 협력업체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포스코가 이른바 갑의 권력을 앞세워 협력업체들로부터 기부를 강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청암재단 서울사무소 입구 ⓒ스카이데일리
포스코청암재단은 재계서열 6위에 랭크돼 있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철강업계에서도 인정하는 굴지의 대기업인 포스코를 대표하는 공익재단이라는 점에서 시선을 받아 왔다. 올해 초 권오준 회장이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에는 더욱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대중들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재단을 둘러싼 ‘뒷말’도 무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포스코청암재단 설립시 출연자(출연기업) 명단 중 포스코 협력업체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포스코청암재단이 ‘포스코의 막강한 권력을 새삼 재확인시켜주는 계기도 됐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청암재단 설립시 출연자(출연기업)는 총 56곳이다. 이 가운데 이사장과 동일인이 아닌 기업, 즉 포스코 계열사가 아닌 기업은 36곳에 달했다. 전체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면 무려 64%가 넘는 수치다.
이들 기업이 최초 재단 설립시 출연한 금액은 96억4704만원으로 집계됐다. 설립 당시 전체 출연금액이 1711억원임을 감안할 때 금액만 따지고 보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관없는 기업들이 내기에는 적지 않은 액수라는 게 여론의 반응이다.
▲ 자료:국세청 공익법인 결산서류등 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들 출연기업들은 대부분 포스코 협력사 이거나 혹은 포스코와 사업상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계열사가 아닌 기업 36곳 중 포스코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파악된 곳만 해도 25곳에 달했다. 이들은 포스코 냉연제품 지정판매점, 포스코 제품 임가공업체, 포스코 원재료 수송업체, 포스코 가스공급 업체 등이었다.
이에 대해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물론 포스코 협력업체들이 순수한 의도로 재단 설립에 동참했을 수도 있지만 과연 이들 기업이 포스코와 사업상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데도 선뜻 돈을 내놨을 지가 궁금할 따름이다”면서 “이는 사실상 업계에서 포스코의 권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자신들의 권위를 내세워 억지 춘향식 기부를 유도한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여론의 의구심과 비난성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재단 설립 취지가 무색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업계 “협력업체 조선내화, 전직 포스코 계열사 사장 방패막이 세웠다” 분분
▲ 최근 포스코 협력업체인 조선내화가 전직 포스코 계열사 사장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이는 최근 우리 사회의 병폐현상으로 지적되고 있는 ‘관피아’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구설수를 낳았다. 사진은 테헤란로 포스코센터 ⓒ스카이데일리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청암재단은 지난해 말 기준 총 2178억원 가량의 자산을 보유했다. 이 중 주식은 전체의 13.24%인 289억원 가량이다. 재단이 보유한 주식은 포스코 3만주, 조선내화 16만주, 포스코엠텍 98만3950주다.
이 가운데 포스코청암재단이 포스코 계열사도 아닌 조선내화의 주식을 다량 보유한 점은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더구나 보유한 주식의 가치로만 따졌을 때도 조선내화 주식 가치가 다른 두 곳의 주식 가치보다 높은 점 때문에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결국 조선내화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이를 둘러싼 잡음도 흘러나왔다. 포스코와 조선내화의 관계에 대해서는 관심이 특히 더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조선내화는 1000℃ 이상 고온에서도 연화하지 않고 그 강도를 충분히 유지하며, 화학적 작용 등에도 견딜 수 있는 물질인 내화물을 생산하는 업체다. 관련 업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설립 후 줄곧 포스코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상장기업인 조선내화의 최근 2년간 실적(연결)은 △2012년 매출액 약 8356억원, 영업이익 약 469억원, 당기순이익 약 370억원 △2013년 매출액 약 8482억원, 영업이익 약 502억원, 당기순이익 약 438억원 등이었다.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는 조선내화의 주요 매출처가 포스코인 사실은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조선내화가 전직 포스코 계열사 사장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사실이 드러나 눈총을 받고 있다. 포스코 계열사 사장이 임기 만료 후 협력업체 사외이사로 영입되는 것은 최근 우리 사회의 병폐현상으로 지적되고 있는 ‘관피아’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지난 3월말 기준 조선내화 사외이사 2명은 한수양 포스코건설 전 사장, 정용희 삼정피엔에이 전 사장 등이다. 이들은 지난해 조선내화 사외이사에 머무르면서 각각 4500만원씩의 연봉을 받았다. 올해 1분기에도 각각 1200만원씩을 받았다. 매 분기 동일하게 연봉을 챙긴다고 가정하면 “올해는 지난해 보다 300만원 인상된 4800만원으로 추산된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 구조가 포스코에 의지하는 부분이 적지 않은 조선내화가 포스코의 상황 변화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 년 1억원에 가까운 돈을 지급하면서까지 포스코 전직 임원을 방패막이로 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번 사례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병폐 현상으로 지적되고 있는 ‘관피아 낙하산’ 문제와 흡사하기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막강한 권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포스코의 전직 임직원들에게 ‘포피아(포스코+마피아)’란 비난 섞인 명칭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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