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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의 영화세상] ‘올해의 악인’ 이재명
조희문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2-21 06:31:10
 
▲ 조희문 영화평론가·前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나는 ‘올해의 악인’으로 이재명을 꼽는다. 통상적으로 ‘올해의 인물’을 선정해 사회에 기여한 공로나 영향을 기리지만 그가 한국 사회에 미친 악역향이 워낙 크고 넓기 때문에 ‘올해의 악인’으로 선정하는 것이다.
 
현실이 영화를 앞서간다는 생각을 한 적이 몇 번 있었다. 9.11 테러 당시 납치한 비행기로 건물을 들이받으며 어떤 영화도 만들어 내지 못한 스펙타클을 연출하는 장면을 실제로 본 충격이 하나였고, 하리수라는 남자 연예인이 성전환 수술을 하고 법적으로 여자로 인정받은 사건이 또 하나다. 이재명이 야당 대표가 되어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회의원의 권한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다른 국회의원들이 사교의 교주 받들 듯 맹종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사례다.
 
2023년 한 해 동안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수난을 겪었다. 범죄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이 검찰을 조롱하며 대한민국 법체계를 무력화시키고 나아가서는 윤석열정부를 ‘검찰 독재’ 정부라고 매도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다수당이 국회를 장악해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사법·행정까지 발목을 잡은 것은 지금까지 누구도 한 적이 없고 생각한 적도 없는 일이다.
 
수의 위세를 내세운 거대 야당은 민생의 필요성이나 여야 합의 과정을 무시한 채 정략적 필요에 따라 자신들이 원하는 걸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상대를 설득하고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을 하다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다수결의 결정이 아니라 처음부터 필요한 목표를 설정하고 상대가 동의하든 말든 강행하는 행태를 보였다. 평균적인 국민들이 알고 있던 상식과 규범이 무너지고 비정상이 난무해도 마땅한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속절없이 끌려다녔다. 고양이가 쥐를 잡는 것이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쥐가 고양이를 조롱하며 위협할 수 있고, 집안의 장식이나 가구를 넘어뜨려 난장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생한 현실을 목격한 것이다.
 
그 모든 사단의 중심에 선 인물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는 이재명이다. 성남시장·경기도지사·대통령 후보를 거쳤지만 당 대표가 된 이후부터 더 주목받았다. 국회의원이 되고 야당의 당 대표가 되는 과정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이후의 행보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 직에 출마했을 때 무고죄 및 공무원자격사칭죄·음주운전·특수공무집행방해 및 공용물건손상 등 이재명의 3가지 범죄 기록이 공개됐다. 여기에다 50만 원 벌금을 받은 공직선거법 위반까지 더한다. 하지만 그는 ‘그게 뭐 어쨌다고’라는 식으로 태연했다. 자신의 혐희에 대한 사법적 절차를 피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끌어들였다. 국회의 권한은 방패가 되었고 국회 의석수에서의 숫적 우위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난폭한 힘이 되었다.
 
‘형수 욕설’ 사건은 세상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필설로는 적기 어렵고 말로도 전하기 어려운 내용이 녹음 상태로 생생하게 드러나자 듣는 사람은 귀를 의심할 지경이었다. 세상에 이런 욕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보통 사람들은 입에 담기도 민망한 수준의 험악한 내용이었다. ‘찢재명’이라는 별명도 이 사건 이후 등장했다. 여배우와의 스캔들은 또 어떤가. 한때 상당한 활동을 하던 어느 여배우와 사적인 관계를 지속했다는 말이 나와 세상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법인카드로 쇠고기나 초밥을 사고 제사음식을 사고 머리 감는 샴푸까지 사 오게 했다는 대목에 이르면 공직을 철저하게 사사로이 이용해도 좋은 허가증 쯤으로 여긴 것 아닌가 싶다.
 
그는 자신이 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뒤집고, 언뜻 듣기에는 그럴듯하게 들리는 말도 깊이 들어가 보면 숨은 뜻은 달라지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했지만 ‘정당한’ 경우에만 그렇게 하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어떤 경우가 정당한 것인지의 판단은 자신이 한다는 것이고, 지금의 검찰이 하는 수사나 체포영장 발부는 모두 과잉·불법 부당한 것이어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재명은 사회 운동을 할 때부터 거대 야당의 대표가 된 지금까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악인의 행태를 이어 가고 있다. 법을 조롱하고 무력화하는 수단으로 오히려 악용하고, 역사상 유례없는 국회 다수당의 힘을 자신의 사법적 도피를 위한 방패로 쓰고 있다. 이 모든 게 순리와 상식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이렇게 무력했는가 하는 생각에 이르면 그만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를 단죄할 수 있는가의 여부는 대한민국의 법치가 살아있는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되고 있다. 법이 악인을 위한 방패가 되고 국회가 광신도의 난장판이 되는 것은 한 번의 경험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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