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일·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지지와 협의 기대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정상회담이 성사된다 해도 실질적 성과를 얻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18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미국의소리(VOA)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과 상종하는 것을 지지하느냐” 질문에 “우리는 그렇다”고 답했다. 미라 랩-후퍼 백악관 NSC 아시아 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의 발언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앞서 후퍼 국장이 15일 미국 평화연구소 주최의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 2주년’ 토론회에 참석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가능성’ 관련 질문에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들이 북한과 상종하길 원하고 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우리는 서로를 지원·협력하며 협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NSC는 아울러 “우리 스스로도 북한과의 외교에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과 상종함으로써 미·한·일 협력에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3국 협력은 강력하다. 균열 우려는 없다”고 단언했다. 국무부도 이날 VOA의 관련 질문에 NSC 입장과 일맥상통한 답변을 내놨다. “일본과 북한 간 외교적 관여에 대해선 일본 정부에 문의하라”면서도 “북한과의 대화 및 외교의 중요성에 대해 매우 분명히 밝혀 왔다”고 짚었다.
일·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불거진 이유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5일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 때문이다. 김여정은 “일본이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며 일·북 정상회담 추진에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일각에선 한국과 쿠바의 수교에 놀란 북한이 대응 조치를 내놓은 것이란 분석을 제기한다. 14일 전격 발표된 한국·쿠바 수교가 안긴 충격을 만회하고자 북한이 일·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과 정상회담 추진의 일본 측 핵심 동기인 ‘납북자 문제’를 두고 입장차가 커서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해도 실제 성과엔 회의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김여정은 담화에서 “일본이 우리의 정당 방위권을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버리고 이미 해결된 납치문제를 양국관계 전망의 장애물로 놓지만 않는다면 기시다 총리가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납치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김 부부장의 발언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박했다.
북한 당국에 의한 조직적 일본인 납치 문제를 두고 일본과 북한의 팽팽한 입장차가 여전하다. 2014년 북한이 이 문제를 재조사하고 일본은 대북 독자 제재를 완화하기로 한 ‘스톡홀름 합의’를 도출했지만 더 이상 양측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흐지부지됐다.
이런 가운데 일본 공영 NHK방송이 일본 정부 내 의견들을 전했다. “납북문제가 다 해결됐다는 북한의 입장엔 변함 없다”며 일본을 향한 이번 구애를 “단순히 (한·미)견제” 내지 “한·미·일 3국을 균열시키려는 움직임”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북한 전문가인 히라이와 슌지 난잔대 교수도 NHK에 “북한이 한국이나 미국과 달리 납치 문제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일본에 접근함으로써 한·미·일 관계를 흔들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교도통신 역시 “김여정 담화는 한·미·일 협력에 강하게 반발해 온 북한이 일본에만 대화 시도의 추파를 던져 이를 동요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고 논평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