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옥의 열사일침(烈士一鍼)] 한국판 ‘패트리어트 게임’ 100m 국기 게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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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옥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7-08 06:31:20

미국 해군사관학교 교수인 라이언은 영국을 방문하던 중 왕족인 홈즈 경을 암살하려던 테러 현장을 목격하고 총격전을 벌이다 테러단 두목 숀 밀러의 친동생을 사살한다. 그러자 두목 숀 밀러는 동생의 복수를 맹세한다.

영국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원하는 아일랜드의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은 원칙과 신념으로 뭉친 용병들이다. 그러나 신념과 원칙을 저버리고 잔혹한 테러를 일삼는 IRA 테러범 숀 밀러와 자유주의자 라이언 교수는 서로의 애국심(Patriot)을 놓고 치밀한 두뇌 플레이를 펼친다. 1992년에 개봉된 영화 ‘패트리어트 게임’의 줄거리다.

아이들을 바다로 떠나보낸 엄마의 찢어지는 마음은 끝없는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국비 270억 원을 들여 건립한 ‘세월호 참사 해양안전관’이 진도 팽목항에 들어섰고, 건물 앞에는 인간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앉은키 높이만 12m짜리인 ‘세월호 유가족 노랑색 맘(Mom)’이다. 이를 운영하기 위해 매년 25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다.

판문점 대성동 자유의마을엔 높이 100m 국기 게양대와 가로 18m·세로 12m 태극기가 있다. 1.8㎞ 떨어진 북한 선전마을 기정동에는 가로 30m·세로 15m짜리 초대형 인공기가 160m짜리 거대 게양대에서 한국을 내려다보며 보란듯이 펄럭이고 있다. 인공기 무게만 270㎏이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쏘아 올린 광화문광장 100m 태극기 게양대로 때아닌 애국심 경쟁이 불붙었다. 국민의 자긍심을 높인다는 찬성 쪽과 기괴한 전체주의 발상이라는 반대쪽 의견이 팽팽히 대립한다. 한국판 패트리어트 게임인 것이다.

2015년 국가보훈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광화문광장에 높이 100m 태극기 게양대를 계획했었다. 국민 87%가 찬성한 것이다. 그러나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은 두 가지 이유로 이를 거부해 버렸다. 권위적이며 보행에 불편하다는 게 이유였다. 대신 그는 2019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설계했다. 1040억 원을 들여 세종대왕상과 이순신 동상을 철거 이전하고, 그 바닥에 거대한 촛불시민혁명 문양을 설계한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계획을 세월호 유가족·4.16단체와 협의했다. 시정농단이었다.

태극기는 종북좌파 세력에겐 천덕꾸러기였다. 국무총리까지 지낸 한명숙은 2011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시절 태극기를 밟고 노무현 분향소에 헌화하며 태극기를 능멸했다. 세월호 1주기인 2015년 4월엔 세월호 단체 청년이 청와대로 행진하던 중 태극기를 불태웠다. 이는 국기를 훼손하고 짓밟은 적대적 행위다.

▲ 서울시가 추진하는 광화문광장 100m 태극기 게양대 조감도. ⓒ스카이데일리

▲ 판문점 대성동 자유의마을에 설치한 높이 100m 국기게양대와 1.8㎞ 떨어진 북한 선전마을 기정동에 있는 높이 160m짜리 북한 국기 게양대. ⓒ스카이데일리

▲ 국비 270억 원을 들여 전남 진도 팽목항에 들어선 ‘세월호 참사 해양안전관’과 수십억 원을 들여 만든 앉은키 높이만 12m짜리인 ‘세월호 유가족 노랑색 맘(Mom)’. 이를 운영하기 위해 매년 25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다. ⓒ스카이데일리

이집트 카이로에서 50㎞ 떨어진 신(新)행정수도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202m짜리 국기 게양대가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175m짜리 국기 게양대가 세워져 있다. 사우디 171m를 비롯해 타지키스탄(165m)·아제르바이잔(162m)·파키스탄·이란 등 전 세계적으로 높이 150m 이상의 국기 게양대가 7개나 되며 120m 이상은 22개나 된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3·1절 때 서울 남산 정상에 대형 태극기가 걸리자 얼마나 많은 국민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는가. 6·25전쟁 중 서울 수복 후 광화문 중앙청에 내건 태극기에 얼마나 많은 국민 가슴이 벅차 올랐던가.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서울시청 광장을 뒤덮은 대형 태극기에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자랑스러워 했던가. 광화문광장은 조선 500년과 자유대한민국 100년의 피의 역사를 간직한 대한민국의 심장이다. 이곳에 100m 높이 태극기 게양대를 세우자는 계획에 화들짝 놀라며 반대하는 세력의 본능은 주사파에 쇠뇌당한 종북 좌파의 가위눌림이다.

서울시는 100m 게양대 아래엔 15m 높이 전광판과 불멸을 상징하는 ‘꺼지지 않는 불꽃’도 2026년 2월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의 ‘워싱턴모뉴먼트’, 프랑스 파리의 ‘에투알 개선문’, 아일랜드 오코넬 거리의 ‘더블린 스파이어’처럼 역사와 전통문화·시대적 가치를 모두 갖춘 국가 상징물을 만든다는 것이다.

2027년 대선 출마를 꿈꾸는 오세훈 시장이 보수 진영 대표주자로 입지를 굳히기 위한 애국심 마케팅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아니면 박원순 전 시장이 10만 개의 빛으로 광화문광장에 새기려 했던 촛불 형상 대신 태극기 문양을 새겨 넣는 건 어떨까?

5월 제22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를 방문해 결의를 다졌다. 세월호 선체를 수색·인양·직립·거치하기까지 비용은 5000억 원 정도가 들었다. 서울시의회 앞 마당으로 옮긴 세월호기억관은 ‘대한민국 문화재’라고 호들갑을 떨며 광화문광장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그들은 5·18과 민주화·세월호와 촛불엔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을 사용하면서 광화문광장 태극기에 대해서는 온갖 악의적 구실로 손사래를 친다. 목포신항에 있는 국민세금 5000억 원짜리 세월호 선체와 안산 화랑유원지의 2000억 원짜리 세월호 납골당, 진도 팽목항에 수십억 원을 들여 만든 노랑색 ‘세월호 맘’ 등의 거대 조형물에 대해서는 환호하면서, 광화문광장에 자유대한민국을 지킨 호국 영령들의 110억 원 태극기는 기괴한 전체주의 발상이라며 반대하는 적대 세력과의 ‘패트리어트 게임’에서 나는 맨앞에 설 것이다. 자유대한 애국 시민 청년들이여 일어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