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 美 뚫은 K방산, 유도 로켓 ‘비궁’… 전 세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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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2.75인치 유도 로켓… 美헬파이어 대비 ‘3분의 1’ 가격
美 넘어 ‘해외 무인수상정 시장 진출’ 교두보 ‘한, 방산 산업 발전’
미래 무기 체계 개발… 한·미 간 ‘방산 협력’ 더욱 강화, 국방력↑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6 11:26:19

▲ LIG넥스원의 2.75인치(70mm) 유도로켓 ‘비궁’이 미국 국방부가 주관하는 해외비교시험(FCT) 최종 평가를 통과하며 올해 내 완제품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자인=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LIG 넥스원

LIG넥스원이 개발한 2.75인치(70mm) 유도 로켓 ‘비궁(Poniard)’이 미국 국방부가 주관하는 FCT(Foreign Comparative Testing·해외 비교 시험) 미국 실사격 시험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해 최종 시험평가를 통과했다. 한국 방산 완제품 최초 미국 시장 진출을 확정 지은 것이다.

1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비궁’이 1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해역에서 실시한 해외 비교 시험 최종 시험발사에서 6발 모두 표적을 명중시켰다. 전 날 LIG 측은 FCT 결과에 대해 비궁 6기가 표적을 모두 명중시켰으며 2019년 FCT 대상 무기체계로 지정된 이후 유도탄 성능 검증 위주의 1차 시험을 거쳐 총 4단계로 진행된 2차 시험까지 통과한 뒤 마지막 사격 테스트까지 모두 통과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업은 한국과 미국 키웨스트(Key West)·샌디에이고(San Diego)·하와이(Hawaii)에서 각각 이루어졌다.

환태평양훈련(RIMPAC) 기간 중 이뤄진 12일 진행된 이번 실사는 한·미 해군이 수립한 무인화 기반 미래 작전개념의 실사 시나리오에 기반해 진행됐다. 한국·미국을 통틀어 ‘무인 표적·공중 무인기 탐지·위성 통신·무인 수상정 탑재 유도 로켓 발사’ 등 전 과정에 무인화 개념을 적용한 첫 사례다.

최종 사격 시험은 리사 프란체티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헬기를 타고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비궁 FCT를 진행 중인 한국 상륙함 천자봉함을 방문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프란체티 총장은 “한·미가 공동으로 차세대 무기체계를 준비하고 훈련한다는 것은 양국에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미사일 전문가 정창욱 박사(예비역 공군소령)는 본지에 “미국 국방부는 전 세계 최정상급 무기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문턱도 그만큼 높은 나라”라며 “미군에 대량생산과 대량 개발을 통한 무기체계 규모의 경제를 이룬 것을 대내외에 확인한 만큼 가성비를 넘어서 명품 무기 생산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FCT를 통과한 것은 LIG 넥스원의 비궁이 미국 무기체계와 호환이 잘 되고 즉시 납품이 가능하며 시스템 연동도 잘 되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연안 방어에 특성화한 게 확인된 것이며 우방으로서 동맹국 무기 개발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박사는 “미국 해군이 탈냉전 이후 확대한 비정규전과 저강도 분쟁 위험성에 대비해 적외선 열상 탐색 등을 활용한 동시에 다발로 쏘는 가성비의 유도 로켓을 개발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미국 해군이 한국의 비궁 무기 체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원하는 무기 체계를 개발해서 납품할 가능성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처음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비궁’ 미국 진출 성공→ K방산 ‘세계 최고 수준’ 입증

해상 운용 환경 맞는 안정성·정확성 위한 ‘기술력’ 획득

해군·방위사업청 등 ‘기술 개발’·무인수상정 시장 진출

비궁 가격은 약 4000만 원이다. 성능 면에서 비슷한 록히드마틴의 헬파이어 미사일에 비해 약 3분의 1 수준이다. 헬파이어 미사일의 가격은 약 1억2000만 원에 달한다. 그뿐만 아니라 헬파이어 대비 사거리는 짧다.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유도 방식 또한 열(熱) 영상 유도 방식으로 헬파이어의 레이저 유도 방식보다 악천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궁은 K-9 자주포·K-91 자주포·해병대 AAV 등 다양한 플랫폼에 탑재 가능하다. 헬파이어는 공격 헬기·무인 항공기 등에 탑재된다.

비궁은 국내 해병대에 배치되어 운용되고 있는 검증된 성능의 유도 로켓이다. 2016년 국내 해병대에 전력화된 ‘비궁’은 북한의 공기부양정 등을 타격하기 위해 차량에 탑재해 발사하는 무기체계로 개발됐다. LIG넥스원은 수출을 위해 소형 무인수상정에 탑재할 수 있는 2.75인치 유도 로켓용 발사대를 자체 개발했다.

LIG넥스원은 이번 시험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국내 무인수상정의 임무 작전 수행 간 민첩성을 높일 수 있도록 표준화·모듈화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리 해군의 미래 전략인 ‘네이비 씨 고스트(Navy Sea Ghost)’ 개념에 한층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IG넥스원 측은 “대한민국 군에서 지상 발사 체계로 운용하는 비궁을 미국 텍스트론사의 무인수상정에 탑재하는 발사 체계로 통합하고 해상 운용성을 검증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해군·방위사업청·국방 기술 진흥연구소·국방과학연구소 등 정부 및 연구기관은 LIG넥스원의 ‘비궁’ 무인수상정 탑재 사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했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는 “방위산업 불모지였던 나라에서 약 반세기 만에 미국에 유도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자주국방 실현과 K방산의 성장을 향한 우리 정부와 군·기관·업계의 노력과 염원이 모인 결과”라고 했다.

LIG넥스원은 미국 국방부와 연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의하고 있다. 계약 체결까지는 소요 제기와 예산 확보 등의 단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금액과 대수 등 구체적인 계약 규모를 조율할 예정으로 구본상 LIG그룹 회장은 미국 방문 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궁의 미국 입성 시 LIG넥스원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LIG넥스원은 중동 국가들과 비궁을 탑재할 수 있는 무인정 ‘해검’을 두고 협상 중에 있다.

한편 FCT는 미국 국방부가 전 세계 동맹국 방산기업이 가진 기술을 평가해 미국이 추진하는 개발·획득 사업으로 이를 연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FCT는 △미군의 무기 개발 및 획득 비용 절감 △미국 국방 산업 경쟁력 강화 △동맹국과 방산 협력 강화 등을 통해 미 국방부는 우수한 군수품을 더욱 저렴하게 확보하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