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유동부채 늘자… 해외법인 철수, 국내는 상품권 교환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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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자산 1조4000억 감소… 갚아야 할 빚은 11조
현금 동원력 약화 우려… 2일부터 구매 포인트 전환 금지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8 12:43:38

롯데쇼핑이 유동부채 증가와 실적 부진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 사업을 철수하며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는 상품권 교환을 중단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롯데쇼핑의 현금성자산은 5조5638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7조 원에 달했던 현금성자산이 2022년 6조1795억 원으로 줄더니 급기야 2023년에는 5조 원대까지 줄었다.

롯데쇼핑의 현금성자산이 5조 원대를 기록한 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유동자산은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 통상적으로 규모가 줄어들수록 단기 채무 상환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현금성자산은 5조 원대로 하락한데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11조 원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의 유동부채는 2021년 8조 원, 2022년 10조 원, 2023년 11조 원으로 매해 늘어나고 있다.

시장에선 롯데쇼핑의 현금성자산 축소와 갚아야 할 빚이 늘어나는 원인을 공격적인 투자와 차입 부담 등에서 찾고 있다.

롯데쇼핑은 2022년 한샘 경영권 인수를 위해 6177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고 지난해 한샘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데 429억 원을 추가 투입했다. 여기에 오프라인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점포 리뉴얼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신규 투자가 이어지면서 현금 유동성이 악화하고 유동부채는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롯데쇼핑은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해와 사업에서 철수하며 경영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유통사업은 사드(THAAD) 보복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했으며 이번 매각으로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됐다.

또 인도에서는 현지 업체들과 글로벌 유통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마트와 백화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 진출을 시도했으나 결국 사업을 접었다.

특히 국내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이번 달부터 새로운 정책을 도입해 엘포인트(L.Point)를 통한 상품권 교환을 중단했다. 기존에는 싼 가격으로 엘포인트를 구매해 이를 백화점 지류 상품권으로 전환한 뒤 다시 현금화하는 상품권 재테크 방식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돈을 주고 산 엘포인트로 상품권을 교환할 수 없다.

롯데쇼핑의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 상황에서 유동부채를 줄여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권은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상품권 발행이 늘어나면 부채가 증가하는 구조”라며 “롯데쇼핑의 현 상황에서 최대한 부진한 사업은 접고 부실 비율이 증가하는 정책은 개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상품을 구매해 적립한 포인트는 상품권 교환이 가능하다”며 “포인트 구매족이 늘다 보니 지류 상품권 교환이 너무 많아져 원활한 운영을 위해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