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승룡의 와인이야기] 프랑스 보르도의 최고 와인 산지 ‘메독’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연재기획

어승룡 필진페이지 + 입력 2024-10-17 06:31:00

전 세계 와인 산지 중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를 꼽으라면 모두가 바로 보르도(Bordeaux)라고 말할 것이다. 와인을 처음 마실 때부터 가장 많이 듣게 되고 가장 잘 알려졌지만 동시에 의외로 자세히 모르는 지역이 보르도다.

와인 애호가였던 영국 작가 새뮤얼 존슨은 “와인을 진지하게 음미하고 싶다면 클라레(Claret)를 마셔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클라레는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된 드라이한 레드와인을 지칭하는 말로 프랑스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수출용 와인에만 표기하고 있다.

와인을 어느 정도 마셔 본 애호가라도 보르도의 65개 AOC(프랑스 원산지 통제 명칭)를 모두 접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보르도 지역을 크게 구분하면 총 6개 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메독·부드러운 메를로 품종으로 유명한 리부르네(Libournais)·가성비 좋은 블라이와 부르(Blaye·Bourg)·화이트 와인 유명 산지인 엉트르-두-메르(Entre-Deux-Mers)·드라이 화이트 와인과 스위트 화이트 와인이 유명한 그라브와 소떼르네다.

보르도는 13·14세기까지 프랑스 남서부 지방 와인을 영국 등지로 수출하는 무역항의 역할을 했다. 1453년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벌어진 100년 전쟁에서 프랑스가 승리한 이후 16세기까지 보르도 메독은 황무지나 호밀밭이 주를 이루어 사냥이나 낚시 등을 즐기던 황량한 땅이었다.

그러나 16세기에 들면서 이 지역 귀족들이 진정한 의미의 포도원을 설립하기 시작했고 17세기에는 네덜란드인들에게 늪지의 물을 빼는 작업을 맡겼다. 이때 강가의 충적토 지형에 새 포도밭이 조성되었고 이곳이 샤토 마고·샤토 라투르 등 명성을 쌓은 포도원들의 기초가 된다.

특히 17세기 샤토 오브리옹의 소유주였던 아르노 드 퐁탁의 선구자적인 역할로 고급 와인 이른바 ‘그랑크뤼 와인’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의 선진적인 포도 재배 및 양조 기술로 만든 와인은 영국으로 수출되어 최고급 와인으로 인정받았다. 다른 와인보다 3배 이상 비싸게 팔렸고 샤토 라투르·샤토 라피트·샤토 마고 등도 그 뒤를 이었다.

메독(Medoc)이라는 지명은 라틴어로 ‘In medio aquae’ 즉 ‘물의 한 가운데’라는 어원에서 유래했다. 실제로 메독은 서쪽으로 대서양 동쪽으로 지롱드강, 즉 물에 둘러싸인 지역이다. 메독의 최고급 와인은 갸론 강과 도르도뉴 강이 만나 대서양으로 흘러 들어가는 지롱드강 하구에서 주로 생산된다.

메독은 하류지역인 ‘바(낮다)메독’, 상류지역인 ‘오(높다)메독’으로 나뉜다. 상류지역인 바메독에는 △샤또 라뚜르 △샤또 무똥 로칠드 △샤또 라피트 로칠드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포이약AOC △오-메독 AOC △마고 AOC 등의 유명 산지들이 있다.

메독은 ‘세계 와인 업계의 별들의 고향’으로 불리는 최고급 와인의 산지이자 전 세계 와인 산지가 벤치마킹하는 곳이다. 메독은 진정 보르도 그랑크뤼 와인의 핵심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메독 지역 와인은 통상적으로 블랜딩을 해서 와인을 만든다. 메독의 블랜딩을 살펴보면 카베르네 쇼비뇽 60~80%·메를로 25~40%·카베르네 프랑 10~20%를 섞어서 만든다.

우리가 잘 아는 5대 와인 △샤토 라피트 로췰드(Château Lafite Rothschild) △샤토 라뚜르(Château Latour) △샤토 마고(Château Margaux) △샤토 오 브리옹(Château Haut-Brion) △샤토 무통 로췰드(Château Mouton Rothschild)가 모두 메독 지방에 있다.

어승룡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