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도 웃을 수 없는 카드사… 비용절감·카드론發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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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삼성·KB국민·우리 순이익 1조6000억 원으로 전년比 23.7% ↑
신용판매 확대 아닌 비용 절감 및 카드론 판매로 거둔 흑자로 추정
카드론 규제 및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으로 수익성 성장에 ‘먹구름’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9 10:41:00

▲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우리카드는 비용 절감 및 카드론 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594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3.7% 늘어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주요 카드사의 순이익이 1년 전보다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 없다. 신용판매를 확대해 거둔 성과라기보다 판매·관리비를 절감하고 카드론 등을 늘린 결과에 가깝다. ‘불황형 흑자’인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당국이 카드론 규제에 나설 경우 수익성 활로가 막힐 수 있고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할 수 있는 점도 악재로 다가온다.

스카이데일리가 29일 신한·삼성·KB국민·우리카드의 실적을 확인한 결과 이들 카드사 4곳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1조5946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1조2886억 원)과 비교해 23.7% 늘어난 규모다. 3분기로 한정하면 순이익은 4083억 원에서 5128억 원으로 25.6% 불어났다.

KB국민카드의 증가 폭이 제일 컸다. 작년 3분기 2724억 원이었던 순이익은 올 3분기 3704억 원으로 36% 증가했다. 삼성카드도 4301억 원이었던 손익을 1년 뒤 5315억 원으로 23.6% 불렸다. 그간 부진했던 우리카드 역시 3분기 140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1년 전보다 20% 성장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도 4691억 원에서 5527억 원으로 순이익이 17.8% 늘어났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올 3분기 호실적을 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업인 신용판매 확대가 아닌 판관비 감축 등 비용 효율화에 나서면서 실적을 방어해서다. 삼성카드는 3분기까지 판관비 1조4092억 원을 쓰면서 1년 전보다 227억 원 줄였다. KB국민카드도 4535억 원에서 4371억 원으로 164억 원 절감했다. 신한카드는 수수료 및 기타영업비용을 45억 원 감축했다. 우리카드는 판관비가 2.4% 늘긴 했지만 1년 전 증가율(13.7%)보다는 10%p 이상 줄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카드론이 늘어난 점도 호재였다. 카드대출을 포함한 카드부문과 관련해 KB국민카드(3조3832억 원)·신한카드(2조4351억 원)는 수익이 1년 전보다 각각 5.0%·3.9% 늘어났다. 삼성카드는 1.8% 커진 순이자이익 2조6101억 원을 기록했다. 아직 카드론 등 카드대출 부문을 떼어놓고 실적을 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정확히 판단할 수 없지만 최근 1년간 가계대출 ‘풍선효과’로 카드론 잔액이 급증한 걸 고려하면 실적 확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이들 4곳의 카드론 잔액은 총 24조8384억 원으로 전년 동월(23조5609억 원) 대비 1조2775억 원 불어났다. 우리카드 6984억 원·삼성카드 3783억 원·KB국민카드 1342억 원·신한카드 666억 원 순으로 카드론 잔액 증가 폭이 컸다.

대출 위주의 성장세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풍선효과 차단을 위해 카드론 판매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9월 말 금융감독원은 카드론을 급격히 확대한 3개 카드사를 대상으로 리스크 관리 계획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당국 눈치를 봐서일까. 카드사 9곳의 카드론 잔액은 41조8309억 원(8월)에서 41조6870억 원(9월)으로 1439억 원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가능성도 악재로 다가온다. 금융위원회는 연말까지 회계법인이 산출한 적격비용을 근거로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을 결정한다. 카드 수수료율은 현재 최저 0.5~1.5%(연 매출 30억 원 이하 가맹점) 수준인데 정치적인 이유로 0% 부근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는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에 치명적이다.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의 전체 수익 중 가맹점 수수료 비중은 2018년 30.54%에서 2023년 23.2%로 급락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카드사는 역마진·소상공인은 플러스인 상황에서 가맹점 수수료율을 더 내리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카드론·현금서비스도 문제인데 카드대출에 부실이 많이 쌓여 있어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카드사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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