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30일 평양에서는 제15차 평양제1백화점 상품 전시회가 열렸다. 평양제1백화점 준공식 당시 김정은은 “태양절을 앞두고 수도의 거리에 또 하나의 멋들어진 종합 봉사 기지, 인민들의 물질 문화 생활을 질적으로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이바지하게 될 백화점”이라고 했다.
북한 당국은 “날로 높아 가는 우리 인민들의 지향과 요구를 원만히 충족시킬 수 있게 질 좋은 생활필수품들과 대중 소비품들을 충분히 마련하여 놓고 팔아 주어 인민들의 생활상 편의를 보장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북한 당국의 선전처럼 북한 주민들은 과연 질 좋은 생활필수품과 대중 소비품을 충분히 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북한·중국 국경에서 바라본 북녘 주민의 삶을 보면 나온다. 그 삶의 모습들을 보면 북한 당국의 말이 여지없이 거짓임을 알 수 있다.
길 위에 지나는 사람들의 행색은 남루하며 표정은 더없이 무겁기만 하다. 화장기 전혀 없는 여성의 얼굴은 뷰티 관련 제품이 차고 넘쳐 나는 우리네 삶과 비교하면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몇 시간을 걸어야 겨우 닿을 수 있는 장마당까지 한 묶음의 배추를 짊어지고 팔러 가는 여인네의 등허리는 굽었다. 삶의 무게에 짓눌린 한 여인의 모습을 본다.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명품백을 들고 호화스러운 사치를 누리는 동안 북·중 국경에서 마주한 저들의 손에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생존의 가방이 들려 있었다. 상점이라고 쓴 조그만 건물에선 과연 어떤 인민 소비품이 그들의 필요를 채워 줄 수 있을까.
시골 마을에 있는 상점이라서 그렇다 한다 하더라도 사실 북·중 국경에서 그나마 그만한 상점도 찾기가 어려울 만큼 흔하지 않다. 평양제1백화점에 상품이 넘쳐난다고 북한 당국은 자랑하지만 정작 북한 주민 대다수는 백화점이라는 단어조차 알지 못한다.
대형 쇼핑몰·유통센터·물류센터·창고형할인매장 등의 단어가 그들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북한에서 일명 밀차라 불리는 손수레는 개인이 겨우 만들어 물건을 옮기는 수단이 된다. 물건을 운송할 수단도, 사고팔 여력도 없으면서 인민 소비품 향상이라는 선전 구호는 오늘도 평양 한복판에 내걸렸으리라. 지금 우리만 누리는 이 풍요로움이 그저 미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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