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바이오 업계 “약가제도 개선·신약 개발 지원” 강화 촉구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제약·바이오·의료

국내 신약 도입률 OECD 평균 미달… 약가 현실화 필요성 대두
바이오벤처 죽음의 계곡 넘기 위해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 필요
자급률 확보와 공급 안정성 위한 원료의약품 지원책 요구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07 11:10:41

▲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화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2024년 프레스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약가제도 개선과 신약 개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제약사 간 협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것에 입을 모았다. 특히 전 세계 각국이 원료의약품(API) 수급난으로 의약품 공급 부족 현상을 겪는 가운데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높이고 의약품 부족 예측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제언도 이어졌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협회 회관에서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2024년 프레스 세미나’를 열고 산업계의 현실과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신약이 1년 내 국내에 도입되는 비율은 5%에 불과하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8%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따라서 국내 약가제도가 산업계의 연구개발 (R&D)를 유인하고 시장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동덕여대 유승래 교수가 제약바이오협회 주최 프레스 세미나에서 강연하고 있다. 허승아 기자

유승래 동덕여자대학교 약학 교수는 “신약 가격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며 “대체 약제가 없는 경우나 기존 약제 대비 효과가 뛰어난 신약은 합리적인 약가를 통해 국내 시장에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약 약가 협상은 대체 가능 약제와 외국 약가 등을 고려해 이뤄진다. 기존 약을 대체하는 약제를 개발할 때 건강보험 당국은 인하된 대체 약제의 가중 평균가를 참조하게 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R&D 과정에서 예상한 약가와 편차가 큰 약가를 통보받기도 한다.

유 교수는 “국내에서 개발된 일부 신약은 낮은 약가로 인해 국내 출시 대신 해외로 직행한 사례가 있다”며 “약가 현실화가 국내 의약품 수급 안정성과도 직결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필수 의약의 약가는 국가 의약품 주권을 확보하는 기반이 될 수 있어 약가 결정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교수는 “필수 의약품 약가가 합리적이어야 제약 주권도 확보할 수 있다. 의약품 수급 불안·자급도 지표 하락과도 연관된 문제”라며 “약가 등재 방식이 고도화돼야 하고 해외 시장에 수출할 만큼 실효성 있는 신약의 개발 지원방안을 마련할 때”고 목소리를 높였다.

▲ 우정규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이사가 신약개발 죽음의 계곡 어떻게 건널까의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허승아 기자

신약 개발 과정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가운데 국내 바이오 업체가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투자자가 인정할 만한 계획과 소통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강연자로 나선 우정규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이사는 “벤처캐피탈(VC) 및 프라이빗에쿼티(PE) 등 자본을 유치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기술력·주요 인력의 역량·기업 생존력 등을 투자 검토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또 우 이사는 “바이오 생태계가 조성되려면 정부·민간·기관·금융·투자·규제 등의 좌절의 경험을 여러 번 해봐야 한다”며 “그 좌절의 경험에서 바이오 섹터는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레퍼런스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의 인수합병(M&A) 성공사례와 시사점에 대해 강연한 한종수 신한투자증권 팀장은 “한국 바이오기업은 신약 개발과 R&D 중심 전략 외에도 글로벌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고 조언했다.

한 팀장은 “특히 한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유전자 편집 등 신기술을 가진 해외 바이오 기업의 인수에도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단기적인 시너지 효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목표로 한 M&A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가 API 수급 불안을 겪는 가운데 한국은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높이고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무는 “중국이 세계원료의약품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자급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약품 수급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어 엄 전무는 “정부가 국가필수의약품과 원료의약품의 자급화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의약품 부족 예측·대응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연흥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도 “제약 바이오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약가 정책은 산업계의 현실과 부합하지 않고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강고했다.

이어 노 회장은 “2023년 국내 제약사 R&D 규모는 약 3조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고 파이프라인 개수 역기 같은 기간 10% 이상 증가했다”며 “산업계는 여러 위기와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갈 길을 위해 모색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시대의 금기를 깨는 정론지 스카이데일리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초대, 할인 혜택 등을 드립니다.

매월 5만 원 이상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 신문과
스카이데일리가 발행하는 최신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