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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상수지가 9월 15조 원 이상 흑자를 올리면서 다섯 달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9월 기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비 정보기술(IT) 감소세 확대에도 반도체·정보통신기기 등 IT 품목의 수출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4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11억2000만 달러(15조5800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8월(65억2000만 달러)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큰 규모다. 9월 경상수지 역대 3위이고 월간 기준으로는 2022년 이후 두 번째로 높다.
경상수지는 4월 외국인 배당 증가 등의 영향으로 2억8520만 달러 적자를 낸 뒤 5월(89억2250만 달러)·6월(125억6380만 달러)·7월(89억6600만 달러)·8월(65억1760만 달러) 등 다섯 달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9월 누적 경상수지는 646억4000만 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167억5000만 달러)보다 478억9000만 달러 늘어났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는 106억7000만 달러 흑자였다. 18개월 연속 흑자다. 수출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수출은 616억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9% 늘어났다. 비 IT 품목의 감소세 확대에도 IT 품목과 승용차가 증가하면서 12개월 연속 전년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반도체(36.7%)·정보통신기기(30.4%)·승용차(6.4%) 등이 증가했고 석유제품(-17.6%)·화학공업제품(-8.4%)·기계류·정밀기기(–7.8%)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6.2%)·중동(15.7%)·중남미(6.6%)·중국(6.3%)·EU(5.1%) 등에서 수출이 양호했다.
수입은 51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4.9%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장비(62.1%)·반도체(26.5%)·정밀기기(7.6%) 등 자본재 수입이 17.6%, 귀금속·보석류(47.8%)·의류(5.5%) 등 소비재 수입이 0.3% 각각 불었다. 반면 화학공업제품(-12.5%)·원유(-11.6%) 등 원자재 수입은 6.8%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또 적자였다. 2022년 4월 이후 2년 5개월째다. 적자 규모는 22억4000만 달러로 1년 전(-32억1000만 달러)보다 줄었으나 한 달 전(-12억3000만 달러) 대비로는 10억 달러 이상 커졌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 적자는 9억4000만 달러로 가장 컸다. 상표권·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도 6억6000만 달러 적자로 한 달 만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 소득을 중심으로 30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 달 전(16억9000만 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크다. 8월 외국인에 대한 분기 배당 지급 영향이 소멸하면서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한 달 새 11억8000만 달러에서 25억8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9월 126억8000만 달러 늘어났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24억7000만 달러·외국인 국내투자가 14억4000만 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채권을 중심으로 75억 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13억 달러 감소했다. 파생금융상품은 6억9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한은은 반도체 영업 사이클이 내년 상반까지 유지되겠지만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열린 9월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상승 사이클은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반도체 제품 간의 차별화·지역 간의 경쟁이 심화하는 부분·거기에 대응해서 우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품질 개발이나 고사양 반도체로의 생산 구조를 전환하는 노력을 하고 있어서 앞으로 경상수지나 성장에 미치는 영향들은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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