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화 당사자의 동의 없이 통화 내용을 녹음할 경우 최대 징역 10년에 처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은 ‘강자 보호법’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22일 윤 의원이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대화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대화를 녹음하는 것만 불법에 해당하던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에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며, 대화 참여자는 대화 상대 모두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할 수 없다”고 고쳤다.
통화 내용을 녹음함으로써 사생활의 자유 또는 통신 비밀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법안 제안 이유에는 “헌법에 보장되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 추구권의 일부인 음성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대화 참여자 모두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한 대화 참여자에 대해서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실제로 미국 13개 주와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은 상대방의 동의 없는 통화 녹음을 법적으로 금지한다.
해당 법안 제출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장 같은 당 문성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범죄자는 증거를 인멸하려 하고, 피해자는 증거를 확보하려 한다”며 “증거 확보 수단을 봉쇄하는 이 법안은 피해자를 위한 법이냐, 범죄자를 위한 법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문 대변인은 녹음 내용으로 인한 협박, 유출 범죄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협박죄,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며 “(형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해당 법의 형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충분한데 굳이 ‘녹음’이라는 행위를 불법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되물었다.
김광림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지난 2017년 통화 녹음 여부를 의무적으로 통지하게 하는 전기통신사업을 발의했으나 ‘과도한 규제’라는 반발에 통과되지 못한 만큼 이번 법안도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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