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2.6º
미세먼지 좋음
강릉 15.2º
미세먼지 보통
)
2000년 12월10일,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 김대중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공로, 그리고 남북화해와 평화에 대한 노력’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온 게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탄두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김대중이 전 세계를 상대로 어떻게 가짜 평화를 만들어 노벨상 사기극을 벌였는지, 어떻게 노벨평화상과 핵무기를 뒷거래했는지…. 양심 증언으로 미국에서 정치적 망명을 허락받은 유일한 한국인 김기삼 변호사와 한반도 전문 국제 저널리스트 도널드 커크가 밝히는 아찔하고도 끔찍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편집자 주]
수수께끼의 인물 한영우
한영우 박사는 소설 속 인물처럼 대단히 미스테리한 사람이다. 그는 겉으로 거의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노벨상 프로젝트팀 외곽에서 여러 가지 의심스러운 역할을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6‧25전쟁 당시 스웨덴 의료진의 이른바 ‘하우스 보이’로 일하다가 그들을 따라 스웨덴으로 건너가 거기서 의사로 성공 스토리를 쓴 인물로 세간에 알려져 있다. 그는 스웨덴 정부 내에서 의사로 활동하며 정부의 고위 인사들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던 인물로 알려졌다. 틀림 없이 그는 두뇌가 비상하고 친화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국정원이 파악하고 있는 그의 이력을 보면 알려진 것보다 더욱 대단한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1932년 서울에서 태어나 1950년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에 진학한 후 1학년 때 중퇴했다. 이후 스웨덴으로 이주해 스웨덴 웁살라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됐다. 그는 스웨덴 의료지원단 요원의 양자로 입적되어 양부의 주선으로 스웨덴으로 이주한 것이다.
그는 1970년부터 20년 넘게 스웨덴 정부의 공의를 지내면서 스웨덴 왕가와 외무장관 등 고위 인사들의 주치의 역할을 맡았다. 그는 특히 스웨덴의 보수당 의원들과 친분이 깊었고, 특이하게도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수출진흥 공로로 훈장을 받기도 했다.
한국의 국익을 위해 다양하게 활약한 한영우 박사
또한 그의 이력서에는 한국의 국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소개되어 있다. 그는 1981년 12월 팔메 전 스웨덴 수상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당시 박동진 민주정의당(민정당) 의원이 대통령 특사로서 팔메 수상을 면담할 수 있도록 주선한 적이 있다. 1993년 10월엔 우리 국방정보 본부장이 스웨덴을 방문했을 때 안데스 보르크 당시 스웨덴 국방부 장관을 면담하도록 주선했으며, 1995년에는2002년 월드컵 유치위원회의 해외 특별 자문위원으로 위촉되어 그해 10월 정몽준 위원이 스웨덴 국왕을 면담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일본의 월드컵 유치 활동에 대해서도 제보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는 또한 안기부의 스웨덴 파견관에게 이런저런 북한 관련 정보도 제공해 왔다. 1995년 4월 스웨덴에서 연수 중인 북한의 심장학 의사의 동향을 알려 주었고, 1995년 9월 에릭슨사의 간부가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후의 결과와1996년 10월 스웨덴의 대북 수해 지원에 대해서도 동향을 파악해 주었다.
이처럼 한국과 스웨덴을 연결하는 공로와 기여를 인정받아 그는 한국 정부로부터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1971년에는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1991년에는 무궁화장을 받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스웨덴 한인 사회에서 명망 높은 한 박사
그의 이력서엔 스웨덴 한인 사회에서의 그의 역할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돼 있다. 그는 오랫동안 스웨덴 한국학교 교장과 한‧스웨덴 친선협회 회장을 맡았으며, 한‧스웨덴 장학재단을 설립해 한국과 스웨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해 왔다. 특히 그는 희귀 뇌질환을 앓고 있는 생후 8개월 된 한국인 아기를 스웨덴으로 입양해 감으로써 훌륭한 인도주의자로 한국에 알려졌다.
1996년 11월10일자 동아일보 기사에는 “한 박사는 한국인으로서 첫 스웨덴 유학생으로 스톡홀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라며 “그는 스웨덴 야전병원에서 통역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는 설명이 실려 있다.
국정원과 한영우의 특별한 관계
스톡홀름 한국 대사관의 국정원 파견관 이병춘은 1998년 11월 한영우와 스웨덴 인사들을 포섭하기 위한 ‘공작 물자 지원’이라는 제목의 전문을 본부로 보냈다. 이병춘은 전문에서 1999년 새해를 맞아 이종찬 원장 명의의 카드 발송 대상자로 한영우 박사‧손명현 대사‧안데스 보르크 스웨덴 국회 부의장‧미카엘 슐만 노벨재단 사무총장 등을 건의하고 있다. 또한 나종일 차장 명의로는 라빈더 싱 국제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과 김대중의 책을 번역하고 있는 최병은 씨를 거론했다. 전문은 또한 이들에게 줄 화장품 등 여러 가지 선물 세트의 목록까지 세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또 다른 전문들에는 국정원과 한영우의 관계가 얼마나 친밀한지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 무수하게 많다. 스웨덴 파견관 이병춘은 한 박사와 그 가족이 1999년 1월 초‧1999년 5월‧1999년 9월 등 방한을 위해 김포공항에 도착할 때마다 VIP 대우 등 가능한 모든 출입국 편의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심지어 한영우가 1999년12월 말에서 2000년1월 초까지 스리랑카를 여행했을 때에도 임동원 국정원장은 현지 파견관에게 한영우를 위해 관광 안내와 체류 편의를 제공하도록 지시했다.
지나친 요구에도 한영우 부탁을 모두 들어준 국정원
특히 이병춘의 후임 박종재가 2000년 4월 본부로 보고한 ‘한영우 요청 사항’이란 제하의 전문 내용을 보면 한영우가 국정원을 마치 자신의 부하 부리듯 지나친 요구까지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영우는 4월18∼21일 뉴욕을 출장 방문하면서 국정원의 뉴욕 현지 파견관에게 공항 편의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가 편의 제공을 요청하는 이유로 든 것은 10년 만에 가는 뉴욕 여행이라 가족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박종재 파견관은 한영우의 이런 지나친 요구에 대해 “한영우의 대접받기 좋아하는 습성 등을 감안 시 편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하면서도 그동안의 협조와 현재 그가 수행하고 있는 특수 사업을 고려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편의를 지원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슐만 노벨재단 사무총장도 한영우의 인맥
한편, 이병춘 파견관은 1998년 3월9일 스웨덴 국회의 친한파 의원과 한영우 박사를 대사관저로 초대해 만찬을 했다고 모임 내용을 전문으로 알려 왔다. 한영우에 관해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미카엘 슐만 노벨재단 사무총장이다. 둘은 매우 밀접한 협력 관계로, 국정원 전문에 따르면 “둘이 항상 붙어 다닌다”고 할 정도였다. 김대중의 대통령 취임식 직전인 1998년 2월 한국 대사관에서는 이병춘이 슐만의 방한을 위한 준비를 하며 슐만의 이력서를 입수해 보내왔다.
전문 끝부분에 슐만의 방한 시 그에 대한 접촉 목적이 노벨상 관련 건이라고 생각될 경우 접촉 자체를 피할 수도 있다는 이병춘의 경고와는 반대로 슐만은 한국 도착 후 자신에 대한 환대를 즐기는 듯한 인상이었다. 그는 방한 중 두 차례 강연을 했다. 한 번은 3월2일 한국 외국어대학에서 ‘노벨상과 노벨 재단’이라는 주제로, 다른 한 번은 다음 날 경희대에서 ‘노벨상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첫날 강연에서 한국일보 기자가 시인 고은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다. 이 질문에 대해 슐만은 “이번 한국 방문은 나의 첫 방문”이라며 “나는 문학에 관해 아는 게 없을 뿐더러 노벨문학상 후보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슐만은 노벨상 수상자 선정을 위해 부문별로 200명에서 250명의 후보자를 정해 놓고 점차 추려 가며 100명, 25명, 그리고 최종 5명 순으로 압축해 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상세한 내용은 적어도 50년 이상 비밀로 남겨진다”고 밝혔다.
△김기삼 변호사의 블로그(https://niswhistleblower.tistory.com/)를 방문하면 좀 더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김기삼
△서울대 법대 졸업
△펜 스테이트 디킨슨 법대 비교법학(LLM) 석사 졸업
△국가정보원 8년 근무
△2003년 미국 망명
△2011년 망명 확정
△(현) 미국 뉴욕주 변호사
도널드 커크 Donald Kirk
△미 프린스턴 대학 졸업
△197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시카고 트리뷴지(Chicago Tribune)·프랑스 파리의 IHT(International Herald Tribune)지를 비롯해 50년간 한반도 문제 전문 최고령 현역 기자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4
좋아요1
감동이에요0
화나요2
슬퍼요1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