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수처 출석 거부… 與 “헌정 질서 유린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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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측 “공수처에는 더 말할 게 없다”
공수처, 강제 구인·현장 조사 등 예고
與 “수사기관, 다음 정권 줄 서려 해”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20 13:14:15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출석 요구에 거듭 불응했다. 공수처는 강제 구인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 수사권 문제를 언급하며 수사 기관·사법부 등을 “헌정 질서 유린 장본인들”이라고 규탄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이라 해서 특혜를 누려서도 안 되지만 가장 기본적인 방어권조차 부당히 박탈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음’ 이 단 15자가 서울서부지법이 내놓은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사유다. 공수처 수사권 문제·체포영장 적법성 문제·체포 과정 위법 문제 등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주장한 수많은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선 일언반구 언급조차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위원장은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돼 사실상 관저 유폐 상태였던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수로 증거를 인멸한다는 말인가”며 “조기 대선에만 눈 멀어 있는 거대 야당·벌써부터 다음 정권에 줄 서기 위해 안간힘 쓰는 수사기관들·권력 눈치만 보는 사법부, 이들이야말로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유린하는 장본인들”이라고 공수처·법원 등을 규탄했다.

20일 공수처는 구속 후 출석 요구에 거듭 불응한 윤 대통령 강제 구인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법률·판례에 따라 강제 구인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2013년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금된 피의자가 조사실 출석을 거부할 시 구속영장 효력에 의해 조사실로 구인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구치소 방문 조사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공수처는 구속 기간 연장도 고려 중이다. 윤 대통령의 1차 구속 기한은 28일까지다. 법원이 연장을 허가하면 구속 기간은 내달 7일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은 16·17·19·20일 출석하라는 공수처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공수처에서는 더 말할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고 체포·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한 건 관할 위반이라는 입장을 줄곧 고수해왔다.

공수처의 ‘변호인 외 접견 금지’ 결정을 두고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공수처는 19일 윤 대통령에게 ‘변호인이 아닌 일반인과의 접견 금지’ 결정을 내렸다. 형사소송법 91조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변호인이 아닌 사람과의 접견을 금할 수 있다고 명시 중이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도 접견할 수 없게 됐다.

권 위원장은 “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결정을 할 때는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구속 사유를 충분히 설명했어야 한다”며 “그러나 단 하나의 사유로 내놓은 증거 인멸 염려조차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앞에는 20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결해 석방을 촉구했다. 19일 구속된 윤 대통령은 당일 신체 검사를 마친 뒤 수용복을 입고 머그샷을 찍었다. 윤 대통령 측은 구속적부심 청구를 검토 중이다. 법원이 구속적부심을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즉각 석방된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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