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나마운하에 일단 美軍 동원은 불필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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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장관 "중립 어기고 中영향력 키운 現상태 용납 불가"
물리노 대통령, 중국과 거리두기… "일대일로 갱신 안 해"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03 17:14:10

▲ 마코 루비오(오른쪽) 미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미 파나마를 찾았다. 그는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을 만나 파나마운하에 대한 중국 영향력을 줄일 실제적 변화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미 파나마를 찾았다. 2일(현지시간) 루비오가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을 만나 파나마운하에 대한 중국 영향력을 줄일 실제적 변화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전하자 운하 통제·운영이란 주권사항이지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반응이었다. 다만 미국 측 의구심을 해소할 기술적 논의를 제안해 협상의 여지를 만들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에서 루비오 장관이 “파나마운하에 대한 중국의 위협적 통제력”과 “영구적 중립성 담보한 (미국과의) 조약을 위반한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비적 결정을 파나마 측에 알렸다며 “현 상태를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AP통신에선 ‘운하에 대한 중국 영향력을 즉시 줄이지 않으면 미국 정부의 조처를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라는 해설을 내놨다.

파나마운하에서의 중국 영향력 확대란 미국 주도 패권질서에 치명적이다. 트럼프가 취임 이전부터 “중국이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1999년 파나마에 이양한 운하 통제권을 환수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루비오는 이날 오후 파나마운하를 방문해 리카우르테 바스케스 모랄레스 운하청장의 안내를 받아 미라플로레스 갑문 지역을 둘러봤다. 이들이 파나마 국기를 단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의 통과 모습을 지켜봤다는 소식과 함께 현지 일간 라프렌사파나마가 제공한 동영상 속 해당 선박에 ‘가스 아레스’ 한글이 선명하다.

물리노 대통령이 루비오 장관과의 면담 후 자국 정부 계정 유튜브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파나마운하 통제·운영과 관련한 주권은 (외국 정부와의) 논의 대상이 아니다. 운하는 파나마가 운영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루비오와의 만남이 “정중한 분위기”에서 이뤄졌으며 ‘파나마운하 인근의 항구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운하 인근 항구’란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 자회사가 운영 중인 파나마운하 양 끝단 2개 항구(발보아·크리스토발)를 가리킨다.

파나마 당국은 별도로 CK 허치슨 홀딩스 자회사의 자금흐름 등에 고강도 감사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취임 전후로 강한 어조로 파나마운하 통제권 환수 필요성을 주장해 온 트럼프는 이날 이날 플로리다 마러라고 사저에서 백악관로 귀환하던 길에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파나마운하 소유를 막겠다면서도 “군대가 필요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파나마는 중남미에서 제일 먼저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나라지만 트럼프 반응이 나오기 전부터 거리두기를 시사했다. 일대일로 조기 종료 가능성과 “관련 협정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미 밀입국을 위해 남미로 오는 이민자들의 육로 구간 단속 강화도 다짐했다. 한편 파나마시티에선 루비오 방문을 항의하며 트럼프를 성토하는 현지인들 시위가 벌어졌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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