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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3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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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손주(손자와 손녀를 이르는 말) 둘을 낳았고, 딸이 둘째 손자를 곧 낳을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할아버지가 되었다. 처음에는 이 녀석들이 ‘하삐’라고 부르다가, 조금 크니 ‘할배’가 되었다. ‘할아버지’ 소리를 들으려면 1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할아버지가 되니 자식을 키울 때보다 훨씬 정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이들 키울 때는 사느라 정신 없어서 애들 귀여운 것을 몰랐다.
‘할아버지’는 ‘한아버지’의 변형이다. 여기서 ‘한’은 ‘크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니까 ‘아버지보다 더 큰 아버지’를 이르는 말이다. 우리말에서 ‘한’은 다양하게 쓰인다. ‘한길’이라고 하면 ‘신작로’처럼 크고 넓은 길을 말하는 것과 같다. 물론 ‘하나(一)’ ‘큰(大·多)’ ‘왕(王)’ 등의 의미도 있다. 칭기즈칸·마립간·거서간이라고 할 때 ‘칸·간’도 ‘한’과 어원이 같다. 그래서 옛날 관직에 보면 여도간·아도간·유수간·신귀간 등과 같이 ‘간’을 썼다.
‘계림유사’엔 ‘여자는 한음, 아내도 한음’(女子曰 漢吟, 妻亦曰 漢吟)이라 하였다. 여기에 등장하는 ‘한’도 같은 의미로 본다. 그러다가 남존여비 사상으로 인해 ‘하님’이 ‘계집종’이라는 의미로 변형된 것이 아닌가 한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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