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가시화되자 경제8단체 반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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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8단체 극렬 반발… 소액주주 플랫폼은 긍정적 의견
HD현대로보틱스 상장·LG CNS 상장 등 주주 의견 표출 증가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26 11:44:39

▲박범계 소위원장이 상법 일부개정법률안 심의 국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 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있다. 연합뉴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원회에서 통과됐다.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히고 상장회사의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는 조항 등을 담고 있다. 상법 개정안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경제 8단체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경제 8단체는 “이번 상법 개정은 이사에 대한 소송 남발을 초래하고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돼 대한민국을 기업 하기 힘든 나라로 만들 것이다”며 “소송 리스크와 투기 자본의 공격 가능성이 커지면 기업 경쟁력이 하락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켜 결국 선량한 국내 소액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반발에도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주요 원인은 국내 주식 시장의 신뢰성 하락이 꼽힌다. 개인투자자가 1400만 명을 넘어서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요구도 높아진 가운데 기업의 경영 활동에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반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도 2월 초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설이 흘러나오자 중복 상장이라는 주주들의 반발이 있었다. 중복 상장은 기업 가치를 희석시켜 주주들에게는 손해지만 자금 조달에는 유리해 전형적인 대주주·지주사와 소액 주주의 이해 상충 사례로 꼽힌다. 이에 HD현대로보틱스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올해 초 LG CNS가 상장 계획을 밝혔을 때에도 논란이 발생했고 이에 LG CNS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당시 이현규 LG CNS 최고재무책임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중복상장은 회사가 특정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짦은 기간 내 상장하면서 모회사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지만 우리는 1987년 만들어진 회사로 물적분할된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중복상장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이번 상장을 통해 오히려 기존 대주주인 LG 주주들에게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해 이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LG CNS 대주주인 LG 주가는 예비 심사를 통과한 2024년 10월4일 주당 7만9200원에서 25일 장 마감 기준 6만9900원까지 떨어지며 7만 원 선이 붕괴됐다. LG CNS 주가는 상장이 이뤄진 5일 5만5800원으로 시작해 5만7700원까지 올랐으나 25일 기준 5만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업의 결정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기업이 주주들의 이득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액 주주 플랫폼 액트는 “이사는 주주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당연한 대원칙조차 지켜지지 않던 한국 주식 시장에서 주주 충실 의무가 상법에 명기됨으로써 얻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며 “다만 이 조항은 대원칙을 천명하는 선언적 조항일 뿐 특정 행위를 규율하는 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실제 판례 등을 통해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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