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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맥주·치즈 ‘릴레이 인상’… 소비자는 속 터진다
오뚜기 라면 16종 내달 7.5%↑… 농심도 신라면 7.2%↑
오비맥주 500mL 캔 제외, 전 제품 평균 2.9% 올리기로
매일유업 원재료값 오르자 치즈 등 51개 제품 8.9% 인상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23 10:49:16
▲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2.9% 오르며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스카이데일리
  
정부가 탄핵정국의 영향으로 물가 관리에 총력을 쏟지 못하는 가운데 식음료 업계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연초부터 시작된 식음료 가격 인상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4월1일부터 27개의 라면 제품 중 16개의 제품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한다. 주요 제품 가격은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으로 △진라면 716원→790원(10.3%) △진라면 용기 1100원→1200원(9.1%) △짜슐랭 976원→1056원(8.2%) △오동통면 800원→836원(4.5%)으로 오른다.
 
농심은 17일부터 신라면·새우깡 등 17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했다. 2022년 9월 이후 2년 6개월 만의 가격 조정이다. 작년 한 차례 가격을 내렸던 신라면과 새우깡은 이번 인상을 통해 기존 가격 수준으로 복귀하게 됐다.
 
대표적인 인상 품목은 ‘국민 라면’으로 꼽히는 신라면이다. 신라면의 소매점 가격은 950원에서 1000원으로 5.3% 올랐다. 또한 △너구리 4.4% △안성탕면 5.4% △짜파게티 8.3% 인상됐다.
 
비빔면 시장 1위를 지켜온 팔도 역시 라면류 가격 인상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양식품은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 삼양식품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출 중심 구조 덕분에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환율 효과 등으로 가격 조정에 비교적 유연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두 기업은 라면 원가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수입 팜유와 전분류·스프 원료 등의 가격이 올랐고 평균 환율과 인건비 등 생산 제반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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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뿐만 아니라 맥주 가격도 오른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는 4월1일부터 카스 500mL 캔 제품을 제외한 국산 맥주 출고가를 평균 2.9% 인상한다. 수입 맥주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이달 1일부터 수입 맥주 1위 제품인 아사히의 출고가를 8~20% 인상했다.
 
유업계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매일유업은 다음 달 1일부터 컵커피·치즈·두유 등 51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9% 인상한다. 인사 품목에는 ‘바리스타 룰스’ ‘스트링 치즈’ ‘매일 두유 검은콩’ 등이 포함됐다. 국내 유제품 자급률이 44%에 불과해 수입 의존도가 높다 보니 원가 부담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먹거리 물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해 2월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2.9% 오르며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 물가도 3.0% 올랐다. 전체 물가를 0.43%p나 끌어올렸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인 점을 고려하면 외식 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코코아 가공품 등 6개 품목을 포함 총 20종 식품 원료에 대해 할당관세와 구입비용 등을 지원하며 기업들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또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과 박범수 차관은 2월부터 34개의 식품기업을 만나 물가 안정 협조를 구하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달 11일에도 박 차관이 롯데칠성음료·롯데웰푸드 현장을 방문했다.
 
이 외에도 정부는 할당관세 적용이 실제로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 분석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수입 농산물 관세 관련해서도 예의주시하며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박범수 차관은 “정부가 가격 인상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소비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지원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한 인상이라면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이지만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탄핵 정국에 접어들면서 식품 가격 인상에 고삐가 풀린 느낌”이라며 “정부 차원의 물가 관리는 방향성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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