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태아·어린이보험과 화폐 가치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연재기획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3-26 00:02:50

내 아이의 첫 보험이 될 수 있는 태아·어린이보험. 평소 보험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 다소 어렵고 어떻게 가입해야 할지는 잘 모르지만 자신의 보험은 몰라도 아이를 위해서라면 태아보험 정도는 가입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필자가 이 업을 시작했을 때와 비교해 보면 정말 많이 늘어난 것 같다.

그런데 보험에 정답이 없고 보험 상담도 제대로 받아 본 적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보니 특히나 태아·어린이보험의 경우 정확한 정보 습득보다는 가격에 맞춰 상품에 가입하거나 복잡하게 생각하기 싫어서 그냥 사은품(특별 이익 제공)이 좋은 곳을 골라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상담 과정과 보험 가입을 경험한 경우 화폐 가치에 대한 부분을 거론하며 어차피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더 좋은 보험이 나올 것이 뻔하니 대충 가입했다가 나중에 더 좋은 보험에 다시 가입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며 아주 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간단히 짚어 볼까 한다.

태아 및 어린이 보험의 경우엔 사실 특별한 것은 없다고 필자가 과거부터 이야기해 온 부분이다. 일반적인 성인이 가입하는 보장성보험을 기준으로 만15세 미만의 경우 사망보험엔 가입할 수 없기 때문에 사망보험을 제외한 보장을 기준으로 어린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특약에 추가로 가입할 수 있다면 어린이 보험이고, 이에 더불어 태아와 산모에 관련된 보장이 늘어나게 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태아보험이 된다. 즉, 태아보험은 쉽게 말해 태어나자마자 내 아이가 아플 것에 대비해 미리 성인들이 가입하는 건강보험에 어린이 및 태아 관련 보장을 더하여 가입해 주는 상품인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사실 태아보험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태아·어린이보험을 앞으로 보험이 더 좋아질 것이 뻔하고 화폐 가치가 떨어질 것에 대비해 대충 가입한 다음 나중에 더 좋은 보험이 나오면 다시 가입하면 된다고 쉽게 이야기하는 것은 필자의 입장에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보다 태아·어린이보험이라 할지라도 기본적으로 기준이 되는 틀은 사망보험금을 제외하고는 성인이 가입하는 건강보험과 동일하다고 이야기했는데 앞으로 더 좋은 보험이 나온다고 대충 가입해 버린다면 성인인 자신의 보험도 그렇고 중·장년층의 경우에도 어차피 매년 보험상품 바뀌면서 더 좋아질 수 있으니까 그때마다 대충 가입하면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보험상품의 보장은 의료기술의 변화와 수명의 연장과 같은 여러 가지 요소로 인해 앞으로 무수히 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때마다 모든 보장에 모조리 가입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 시기마다 보험을 갈아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몰라도 가입할 것이면 태아·어린이보험이라고 특별히 생각할 게 아니라 내 아이가 가깝고 먼 미래에 보험에 추가로 더 가입할 것을 대비하여 초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화폐 가치를 생각해서 일단 저렴한 보험료가 기준이 되고 사은품이 기준이 되는 보험 가입이 아니라 내 아이한테 물려줄 수 있는 보장 구성을 해서 보험을 준비해 주는 것이 좋다.

화폐가치가 낮아지면 그에 따라 보장금액을 추가로 더 가입해야 하는 것이고 흔히 “보험이 더 좋아진다”고 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새로운 보장만 추가로 더 가입하면 되는데 왜 돈과 시간에 투자한 그 노력을 한 순간에 손바닥 뒤집듯 엎어 버리고 더 큰 비용과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려고 하는 것인지 필자의 입장에선 많이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보험 보장을 준비할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화폐 가치가 떨어질 것에 대한 대비는 그 차이만큼 보강을 해야 한다는 뜻이지 굳이 그릇 안에 담긴 내용물을 버리고 같은 내용물을 더 담으려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라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질환에 따라 다르겠지만 병력이 있을 경우 상황에 따라 가입이 쉽지 않거나 거절될 수 있는 것이 보험 상품이다. 그래서 태아·어린이보험에 미리 가입해 두는 것이다. 특별할 것도 없다. 성인에 비해 질환 및 사고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태아·어린이보험에 가입하는 것이고 신생아·영유아 시기가 지나면 성인이 가입하는 건강보험과는 크게 다를 것이 없게 되는 보험 상품이다. 가입하지 않을 것이면 상관이 없다. 다만 지금도 나만의 계산법으로 화폐 가치를 이유로 보장의 구성은 제대로 보지 않은 채 태아·어린이보험 사은품만 비교하고 있다면 다시 한번 고민해 볼 것을 권해 본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