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확대 지정하면서 인접 지역에서 매매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도 과천과 서울 마포구·성동구·광진구·강동구 등이다. 강남권 규제로 투자와 실수요가 옆 지역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과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55% 상승해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강남구(0.36%)·서초구(0.28%)·송파구(-0.03%)보다도 높은 수치다. 과천은 강남과 가까운 입지적 장점과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주목받으면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실제로 과천 주요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과천주공5단지 124㎡는 27억 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 대비 2억 원 상승했다. 과천자이 84㎡는 23억1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한 달 만에 1억8000만 원 올랐다. 정부과천청사 인근 및 과천지구 개발에 따른 교통망 확충 기대감도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에서도 강남권을 대체할 수 있는 지역들의 매매가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는 최근 84㎡가 21억3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단지는 2월 20억 원에서 한 달 만에 1억3000만 원 상승했다.
강동구에서도 대장 아파트인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과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등이 주목받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84㎡ 입주권은 2월 26억6500만 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고덕동도 지하철 9호선 4단계 개통 예정 등의 개발 호재로 매수세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이 단기적으로 강남권의 상승세를 억제하는 효과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접 지역의 가격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마포·강동 등은 강남과 용산의 대체 주거지로 평가받는 지역”이라며 “특히 과천은 강남과 맞닿아 있어 수요가 계속해서 몰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동작구와 광진구 등도 강남권 수요가 이동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지속될 경우 강남 3구 및 용산구의 가격 안정 효과는 유지되겠지만 그 여파가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서울과 수도권 전반의 집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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