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AACR서 눈도장… 항암신약 성과 집중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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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이중항체 임상 성과 공개… 렉라자 후속 분석도 공개
셀트리온 다중항체 항암신약 CT-P72 발표… ADC 기술력 부각
동아에스티·HK이노엔… 비소세포폐암 표적 항암제 공동 개발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06 11:38:01

세계 최대 암 연구 학회인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차세대 항암신약 전임상 및 임상 결과를 대거 공개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4월 30일 막을 내린 AACR 2025에서 △셀트리온 △유한양행 △에이비엘바이오 △HK이노엔 등 다수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자사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인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AACR은 초기 단계 유망 항암신약의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신약개발 흐름을 선도하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유한양행은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 개발한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YH32367’(ABL105)의 임상 1상 용량 증량 결과를 발표했다. 고형암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8단계 용량 증량을 진행한 결과 YH32367은 객관적 반응률(ORR) 23% 질병통제율(DCR) 55%를 기록했다.

모든 용량 단계에서 용량 제한 독성(DLT)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최대 내약용량(MTD)에도 도달하지 않았다. 현재 유한양행은 두 개의 후보 용량을 선정해 한국·미국·호주에서 용량 확장 임상을 이어가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글로벌 임상 3상 후속 분석도 발표됐다. 발표에 따르면 렉라자 치료 환자의 94%에서 순환 종양 DNA(ctDNA) 소실이 확인됐다. ctDNA는 항암 치료 후 예후 예측 지표로 활용되는 만큼 렉라자의 치료 효과를 다시 한번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한양행은 또 다른 표적항암제 ‘YH42946’과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YH32364’(ABL104)의 전임상 데이터도 함께 공개했다. 이들 파이프라인은 모두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를 기반으로 개발돼 그랩바디-T의 기술력에 대한 시장 기대를 높였다.

셀트리온은 미국 바이오텍 에이비프로와 공동 개발 중인 다중항체 항암 신약 ‘CT-P72’(AB-102)의 전임상 결과를 결과를 구두발표하며 신약개발 기업으로의 도약 가능성을 보였다.

CT-P72는 인간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2형(HER2) 발현 암세포를 면역세포 T세포와 연결해 제거하는 T세포 인게이저(TCE)로 구조 설계 과정에서 결합가를 조정해 독성 문제를 개선했다. 영장류 독성시험에서는 기존 대비 180배 이상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셀트리온제약은 자체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CTPH-02’ 연구성과를 공개했다. 서로 다른 작용기전의 페이로드를 결합한 이중 페이로드 플랫폼으로 HER2 항원 발현이 낮은 세포주에서도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보여 차세대 ADC 개발 기대감을 키웠다. 셀트리온은 피노바이오와 공동 개발한 신규 페이로드를 적용한 ‘CT-P70’의 임상 1상도 준비 중이다.

동아에스티와 HK이노엔은 공동 개발 중인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SC2073’(IN-207039)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SC2073은 EGFR 표적 단백질 분해제로 타그리소 저항성 변이를 보이는 마우스 모델에서 강력한 종양 억제 효과를 입증했다. 양사는 2026년 전임상 후보물질 선정을 목표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보로노이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11'의 임상 1a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전임상에서 확인된 높은 뇌-혈관장벽(BBB) 투과율과 안전성이 임상에서도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타그리소 치료 후 뇌전이가 진행된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가 관찰돼 향후 고용량 데이터 공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보로노이는 VRN11의 높은 안전성을 바탕으로 세포독성항암제 병용 임상을 통해 2차 치료제 시장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AACR에서 국산 신약의 기술력을 선보여 신약기술 이전과 글로벌 파트너를 모색할 수 있던 좋은 기회였다”며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전임상뿐 아니라 초기 임상 데이터까지 잇따라 공개되며 K-바이오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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