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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타투는 더 이상 금기가 아니다. 특히 20대에게 타투는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타투를 공유하고 타투 아티스트와 소통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타투는 반항의 상징이었던 예전의 선입견을 넘어 개성의 언어가 되고 있다.
이는 변화된 20대의 정체성과도 연결된다. 과거 세대가 획일적 기준을 따랐다면, 지금의 20대는 자신만의 가치관과 취향을 중시하며 몸에 새긴 문양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한다.
한때 범죄자나 비행 청소년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타투가 이제는 예술과 자기표현의 수단이 되는 추세다. 과거에는 타투를 색안경 끼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인식이 달라졌다. 연예인·운동선수·인플루언서들이 당당하게 타투를 드러내면서 대중의 시선도 유연해지고 있다.
타투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기원전 4000년경 고대 이집트에서 이교도들은 주술적인 힘을 발휘하기 위해 문신을 일종의 몸에 새겨넣는 부적처럼 사용했다. 성경에서도 이교·오컬트에서 파생한 반기독교적 행위로 규정하여 문신을 금지하고 있다.(레위기19:28 “네 몸에 문신을 새기지 말라·Do not put tattoo marks on yourselves.”)
우리나라에서는 타투가 일종의 형벌로서 시행됐고 조선 시대에는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의 유교 관념으로 인해 불효와 범죄의 대상으로 다루어졌다. 근대 혼란기에는 폭력 조직들이 결속을 다지고 상대를 위협하는 수단으로 문신을 새겨 타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미디어의 발달, 글로벌화와 함께 다른 방향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셀럽들의 타투 문화를 자연스럽게 모방한다. 최근 타투는 예술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대회가 열리는 등 대중화되는 추세다.
여기에 미용 및 의료 목적으로 시행되는 눈썹·아이라인·입술·두피 타투 등 반영구 화장으로 외모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개성을 강조하는 시술이 타투 인식을 개방적으로 만드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현재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은 의료법 위반으로 간주되어 불법이다. 현행법상 타투 시술은 의료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은 의료법 제27조 ‘무면허 의료 행위 등 금지’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일본에선 2018년 타투가 의료 행위가 아니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공식적으로 타투 시술을 처벌하지 않게 됐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타투가 합법화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타투를 불법 행위로 간주한다. 그럼에도 타투 시술자는 매년 늘어 가는 추세이며, 식약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반영구 화장을 포함한 국내 타투 시술 이용자는 약 1300만 명이다.
오는 8월30·31일 성수동 파이 팩토리에서 열리는 제5회 한국 타투전은 이러한 흐름의 결정판이다. 63개의 국내외 부스가 참여해 라이브 타투 시연, 아티스트 쇼케이스, 커뮤니티 네트워킹을 제공한다.
이런 대규모 행사들은 단순한 축제가 아니다. 아티스트들에게는 브랜드를 키우는 기회의 장이며, 고객들에게는 타투 문화를 쌓아 가는 학습 공간이 된다. 또한 타투 산업의 제도적 정착의 시금석이 되기도 한다. 미래의 타투 문화는 더욱 다양화·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타투 합법화 논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타투를 예술로 인정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타투가 의료·재건·웰빙 문화와 결합해 헬스케어나 심리치료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도 크다.
한국의 타투 문화는 점차 예술과 개성 표현의 수단으로 자리잡아 가지만, 법적 규제와 인식의 괴리가 여전하다. 그러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인식 변화와 타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타투의 합법화와 제도권 편입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타투를 단순히 금기시할 것이 아니라 그 예술성과 사회적 역할을 인정하고 건전한 문화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문신’이 아니라 ‘타투’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자아 표현의 형태로 인정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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