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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누구나 미국 와인이 좋은 와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미국 와인의 우수성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76년 파리에서 열린 ‘파리의 심판’이다. 와인 전문가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단이 프랑스 와인과 캘리포니아 와인을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으로 나누어 블라인드 테스트했다.
결과는 예상과는 달리 1위를 모두 캘리포니아 와인이 차지했다. 프랑스 측은 숙성기간이 짧은 와인을 대상으로 평가한 테스트이기 때문에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뉴욕 타임즈는 “1976년 파리 와인 시음은 캘리포니아 와인의 생산과 명성 확대에 혁명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발표했다. 이 대회를 소재로 만든 영화가 2008년 개봉된 ‘와인 미라클(Bottle Shock)’이다.
그 당시 1위를 차지한 레드와인은 ‘스텍스 립 와인셀러의 카버네 소비뇽 1973(Stag's Leap Wine Cellars Cabernet Ssvignon 1973)’ 빈티지였고, 화이트와인은 ‘샤또 몬텔레나의 샤도네이 1973(Chateau Montelena, Napa Valley Chardonnay 1973)’가 1위를 차지했다.
30년 후인 2006년 올드빈티지를 대상으로 보르도산 레드와인의 자존심을 걸고 다시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지만 결과는 역시 캘리포니아 와인의 완승이었다. 1위부터 5위까지를 전부 미국 와인이 차지했다. 품질에 대한 투자와 공학적 접근을 토대로 한 기술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 주는 사건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와인양조학을 가르치는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와 ‘California State University Fresno’가 있다. 와인에 관한 과학적 연구로 유럽의 와인 업자들도 기술자들을 보내 공부하게 할 정도의 명성을 갖고 있는 두 대학은 미국 와인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태평양 연안에 가깝고 해발 고도가 높은 캘리포니아는 고급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기후도 거의 변화가 없고 포도가 자라는 계절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아 유럽에 비해 수확 연도에 따른 포도의 품질 차이가 거의 없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전체 와인 생산량의 85~90%를 담당하고 있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캘리포니아 와인 덕분에 미국은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와인 생산국이 되었다.
주요 생산지인 나파벨리(Napa Valley),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에서 생산되는 품질이 뛰어난 캘리포니아의 프리미엄급 와인은 유럽의 최고급 와인과 비교해도 맛과 품질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캘리포니아 이외의 와인 생산지로는 워싱턴과 오리건이 개성있는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은 고른 기후 덕분에 생산 지역이나 빈티지가 유럽의 경우처럼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그래서 와인 제조자의 이름이나 포도 품종 이름을 그대로 와인명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포도 재배 지역을 표기하려면 생산 포도의 85% 이상이 그곳에서 재배되어야 하고 빈티지를 표기할 경우에는 95%이상이 그해에 수확된 것이어야 한다. 포도 품종을 표기할 때는 75% 이상 해당 포도가 포함되어야 한다.
포도 품종은 카버네 소비뇽과 샤도네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거의 독점적으로 생산되는 진판델은 전통 유럽식 포도들과 대등하게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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