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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꽃놀이패를 쥐었다. 상대방이 반발하면 반발할수록 그 효과가 배가(倍加)되는 그런 꽃놀이패다. 꽃놀이패는 한번 걸리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휩쓸려 가다 보면 자충수를 두기 마련이고 그 끝은 결국 ‘침몰’이다.
꽃놀이패는 정국의 분수령마다 그 힘을 여지없이 발휘했다. 과거 국민의힘은 ‘조국 꽃놀이패’로 문재인정부에 치명상을 입혔고 종국에는 정권까지 잡았다. 민주당은 ‘윤석열·김건희’ 꽃놀이패로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했고 ‘특검 꽃놀이패’로 야권 분열과 정국 주도권 잡기에 성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압박’,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이재명 적대적 공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압박’ 등 이기면 큰 이익을 얻고, 져도 손해 볼 것 없는 꽃놀이패는 국제정치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민주당이 꽃놀이패를 제대로 잡았다. ‘장동혁’ 카드다. 한번 걸리면 빠져나오기 힘들 뿐 아니라 종국에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꽃놀이패’에 장동혁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걸려들었다.
국민의힘 새 당 대표에 당선된 ‘윤어게인’ 장 대표는 당선 일성으로 “모든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겠다”며 극우 본색을 숨기지 않았다. “민주당의 국회발 내란과 싸워 승리하겠다” “이재명 정권 조기종식을 통한 정권 재탈환이 우리 공동의 목표”라며 내란 세력이 스스로 ‘내란’을 입에 올리는 궤변을 늘어놨다.
불법적인 비상계엄으로 인해 치러진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부를 극우 아스팔트 세력과 함께 끌어내리겠다니 왜곡과 망상도 이 정도면 수준급이다.
장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도로 내란당’ ‘내란의 힘’이라는 우려와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접견을 공언하며 사실상 내란 세력과의 연대를 노골화했다.
더 나아가 “내부 총질 없는 단일대오 국민의힘을 만들겠다”며 사실상 당내 찬탄파를 겨냥해 ‘숙청’을 예고했다.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에 대해서는 “의병 역할을 했다”며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윤 어게인’ 세력을 확대해 다시 내란을 하자는 것인지 도무지 알수 없는 그의 선동적 발언은 ‘극우’를 넘어 극단적 ‘파시즘’까지 연상케 한다.
대선에 패배하고 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데도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며 ‘내란 척결’ 민심과 맞서 싸우겠다는 그의 ‘극우 파시즘’ 선언은 결국 국민의힘을 윤석열당, 내란정당으로 이끌어 정당 해산의 나락으로 몰고가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보수 언론과 논객마저 우려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선거 결과가 나오고 나면 패자는 승복하고 승자는 패자들을 포용하면서 새출발을 다짐하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 국힘은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승자 진영이 경선에서 함께 겨뤘던 후보들을 향해 ‘졌으면 당을 떠나라’고 등을 떠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이미 국민 심판이 끝난 탄핵 반대 노선을 고수한 채 무엇을 혁신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합리적인 보수의 정책과 이미지를 발굴해 중도층과 젊은 세대의 지지를 얻는 것이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혁신”이라고 충고했다.
동아일보 역시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 반탄 진영만의 딴 세상에 갇힌 ‘갈라파고스 정당’으로 쪼그라들수록 중도층을 비롯한 민심과 더욱 괴리될 수밖에 없다”며 “수권정당으로의 회복은커녕 도태의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은 “장동혁 같은 사람들은 대여 투쟁의 깃발만 높여서 내부의 문제를 숨기려고 한다. 굉장히 비굴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보수의 문제는 민주당과의 투쟁 문제가 아니다. 자기 스스로 자기가 빠져 있는 함정에서 기어 올라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민주당이 협치의 조건으로 내건 내란 동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대한 반성과 사과, 극우 내란 세력과의 결별, 특검 수사 협조를 걷어찼다. 가뜩이나 경색된 여야 관계는 급랭 기류를 타고 혼미한 정국으로 빠져들게 됐다.
하지만 장 대표가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은 냉혹하다. 자기반성도 없고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인, 특히 그런 인사가 수장으로 있는 정당을 지지할 국민은 없다.
전한길 씨 등 극우 세력에 휘둘리며 안방까지 내준 상황에서 ‘윤 어게인’의 열망을 받아 내란 세력과 손을 잡겠다는 그의 처참한 정국 인식은 그나마 남아 있는 국민의힘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민주주의 부정 세력” “해산만이 답이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전한길과 손을 맞잡고 ‘내란 수괴 복당’을 외치던 후보를 당 대표로 환영하는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되겠나”고 힐난했다.
또 “장 대표는 ‘당을 분열로 몰고 가는 분에 대한 결단’을 운운하며, 자신과 뜻이 다른 세력에게 칼을 겨눴다”며 “내부 비판조차 허용하지 않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며 결국 국민의힘을 극우의힘, 내란당으로 몰아넣겠다는 자기 고백”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숨돌릴 틈도 없이 ‘반발하라는 듯’ 국민의힘을 몰아세우고 있다. ‘특검 수사에 협조하라’며 압박을 가하는 한편 ‘더 센 특검법’, 검찰 개혁, 사법 개혁을 전광석화처럼 몰아붙이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맞대응 카드로 어느 것을 선택해도 나쁘지 않은 꽃놀이패를 쥐었다. 장 대표가 ‘윤석열 사수’를 외치며 헌법과 상식에 반하는 자충수를 둘수록 국민의힘을 향한 민심의 칼날은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다. 설령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해도 민주당 입장에선 손해 볼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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